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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가 나오는 영화 베스트 5

2000년 2월 29일

1. 애수 Waterloo Bridge (1940)

비비안 리, 로버트 테일러 주연. 멜로 영화의 고전이죠. 어떤 기사에서 보니까 멜로영화의 교과서다! 라고까지 해놨던데. 그럴지도 모르고. 주인공인 비비안 리가 발레리나니까 발레 장면 무지하게 나오겠죠? 좀 깐깐한 단장이 쫓아내버린 이후로는 안나오지만. 뭐 영화 속의 발레… 그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라, 아무 생각없이 꼽아봤슴다.


2. 백야 White Nights (1985)

이거는 발레 장면이 뭐 그리 많다… 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구 소련에서 망명한 발레리노 미하일 바리시니코프 (이름이 왜 일케 길어) 가 역시 소련에서 망명한 발레리노 역을 맡았습니다. 그레고리 하인즈라는 배우가 탭댄서 역을 맡았고. 영화 초반에 발레 장면이 잠깐 나오는데 꽤 멋있죠. 뭐 나도 잘 모르지만 다들 멋있다고 그러니. 제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 장면은 미하일 바리시니코프 (한번 쓰기도 힘들구먼)와 그레고리 하인즈가 듀엣으로 무슨 춤을 추는 장면인데… 발레는 아닐테고… 하여튼 기억에 남았다니까.

3. 분홍신 The Red Shoes (1948)

어렸을 때 명화극장으로 본 영화인데… 제목은 다 아시다시피 안데르센의 동화에서 따온 것입죠. 허영끼 많은 소녀가 화려한 분홍신을 신게 되면서 쉴틈없이 춤을 추게 되고… 결국 발목을 자르고서야(! 동화가 일케 잔인해도 되는 겁니까?) 분홍신에서 해방된다는 이야기… 이 영화는 그 동화를 영화화한 것이 아니라 그 동화를 소재로 한 발레작품을 공연하는 발레리나의 이야기죠. (앗 복잡…) 발레리나 역을 맡은 배우는 진짜 잘나가는 발레리나였다는데… 하여튼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예술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사랑을 선택하지만, 결국 예술에 대한 미련을 못버리고 돌아왔다가 사고로 죽죠.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분홍신’을 공연할 때, 히로인인 그녀의 자리를 비운 채 조명만이 그 빈자리를 따라다니는 장면…

4. 라임라이트 Limelight (1952)

찰리 채플린 영화라고 하기에 무지하게 웃긴 영화려니… 하고 쫄레쫄레 갔다가 결과적으론 실망했죠. 감동적인 (저는 별루 감동 안받았지만) 영화입디다. 전성기가 지난 코미디언과 다리를 다친 발레리나의 사랑 이야기인데… 화려한 무대로의 복귀를 꿈꾸는 두 연예인의 이야기라서 제목도 라임라이트(무대조명)인가 봅니다요. 코미디언 역을 맡은 채플린이 코미디 공연을 하는 장면만 빼면 웃기는 장면 거의 없습니다. 분장을 하지 않은 채플린의 멀쩡한 얼굴만 계속 나오고…

5. 사이보그 009 Cyborg 009

네, 소재가 빈곤하다보니 결국 이런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역시 위험한 테마를 잡은 탓에 도통 발레가 나오는 영화가 생각나야 말이죠… 내 주제에 발레는 무슨… 하여튼 사이보그 009! 에 등장하는 사이보그 003이 여자입니다. 전직 발레리나죠. (앗 돌날아오는 소리…) 그녀가 발레를 했던 옛날을 회상하다가 갑자기 괴물이 튀어나오는 그런 장면 (꿈이었던가?)도 있었고, 나중에 발레리나로 복귀했다가 다시 돌아오라는 권유를 받는 장면에서도 발레가 잠깐잠깐 나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