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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역센터] 이제는 역사가 되었다

2001년 10월 12일



어떤 건물인가?

한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던 세계무역센터는, 바로 2001년 9월 10일 오전에 장렬한(?) 최후를 맞이하였다. 원래 이 “시대의 건물이야기” 코너에서는 세계 굴지의 마천루 중 가장 높은 페트로나스타워와, 한때 최고였고 가장 오랜 기간 최고였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이렇게 두 건물만 다루고 나머지는 역사적인 건물과 소위 이쁜(?) 건물 위주로 다룰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놈의 세계무역센터가 갑자기 역사적인(?) 건물이 되는 바람에, 더구나 가끔은 시사적인 내용도 다뤄줄 필요가 있는 것 같아 이번에 소개하게 되었다.
비록 1972년 완공되었을 당시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의 영예를 차지했다가 불과 1년만에 시카고의 시어즈타워에게 왕좌를 뺐겼지만, 세계 최고의 도시 뉴욕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라는 영예만으로도 그 상징성은 다분하다 할 수 있겠다. (단적인 예로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기어올라갔던 킹콩이 다음번에 시어즈타워가 아닌 세계무역센터를 올라간 것만 봐도…)

미국에서 태어난 일본계 건축가 야마사키 미노루가 설계한 세계무역센터는 쌍둥이빌딩으로, 두 건물의 높이는 2m 정도 차이나지만 보통 417m로 통칭하고 있다. 층수는 110층, 상주근무인원이 5만명이고 매일 20만명이 오간다는 한마디로 도시 속의 또다른 도시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대규모빌딩이었다. (이게 왠 과거형이란 말이냐…)
이렇게 유명한 건물인 탓에 어느 줄타기 곡예사는 두 건물 사이에 줄을 치고 그 위를 건너가는 이벤트를 행하기도 했고, 많은 등반가들이 이 건물 벽을 기어올라가 꼭대기 전망대까지 도달하기도 했다. (2002년 개봉 예정중인 영화 스파이더맨의 예고편에서 스파이더맨도 세계무역센터를 기어오르는데… 테러 이후로 예고편 방영이 중지되었다) 물론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리는 사람도 여럿 있었다… (이제는 다 추억이 되어버렸다)

어떻게 지어졌나?

이 건물의 목표는 이름처럼 세계무역에 관련된 모든 것을 수용하는 것이었다. 그러한 컨셉으로 건축가 야마사키는 백여개의 모델들을 검토하였고, 그 결과 110층짜리 쌍둥이빌딩이 탄생되었다. 넓은 대지를 적절하게 활용하고 지나치게 매머드해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선택된 방법이었다. 또한 야마사키는 자신이 직접 고안한 엘리베이터 시스템인 ‘스카이 로비 시스템’을 도입, 공간활용도를 높이는데에도 성공했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일 때에는 하루에 투입되는 작업인부의 숫자가 3,500여명에 달했고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의 수는 4만명에 달했다. 원래 공사비는 3억5천만달러로 책정되었지만 공사 도중 첨단 기술을 적용시키면서 결국 최종비용은 5억달러가 되었다.

시대의 한마디?

1993년 2월 26일, 어느 테러리스트가 세계무역센터에 폭탄을 설치해 상당히 큰 폭발이 일어났었다. 이 폭발로 제1빌딩의 저층부에 5층 높이, 60m 너비의 구멍이 뚫렸지만 건물은 무사했다. 그 당시 미국인들은 최첨단기술이 집적된 세계무역센터를 테러로 무너뜨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오만한 웃음을 지었을 것이다… 그리고 2001년 9월 10일, 세계무역센터는 항공기의 육탄돌격으로 무너졌다.
영원한 승자는 없다. 하지만 영원한 전설은 있다. 세계무역센터는 아마 영원한 전설로 남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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