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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의 택배

2008년 3월 14일

며칠전,
난데없이, 아무 이유도 없이, 사전정보도 없이,
정체불명의 택배 하나가 사무실에 떡 도착했다.

받는 곳 이름도 틀려서 “미슈”.
(우리회사 이름은 “리슈”다. 발음이 힘들어서 바꿔버릴까 고민중)

보낸 곳은 한국장애인경영자협회 중부재활원.

박스는 제법 큰데 무게는 가벼워서
흔들면 무슨 종이 흔드는 느낌이 나고.

우리끼리 모여앉아
폭탄소포다.
백색가루다.
판도라의 상자다.
잘못온 소포다. (미슈로 보낸 거니까…)
등등 헷소리를 하며
아직 뜯지 않은 채로 그냥 방치해두고 있었다.

그러다가 오늘, 조금전,
문득 생각난 김에 네이년에 물어봤더니
맨 위 네이년 지식인에 이런게 뜬다.

“한국장애인경영자협회 중부재활원이라는 곳에서 소포를 보냈는데
김이 들어있고 5만원을 보내라네요…
전화도 안받고 보낸 곳 주소도 없고…
이거 사기 아니에요?”

그러고보니, 무게나 흔들어본 질감이 딱 김이긴 하다.
전화는 안해봤지만 주소 없는 것도 맞고.
정황상 김이 맞을 듯.
그리고 안에 5만원 보내라는 뭐시기가 있겠지.

근데, 5만원 안보내고 먹어버리면 어쩔려고?
김 몇장이라 그냥 먹어버려도 그만이란 건가?
아니면 며칠 뒤에 저 이름긴단체에서 쫓아올라와
혹시 김 먹어버렸으면 5만원 갈취해가나?

역시 당분간 보류.
적어도 한 달은 나둬봐야겠다.

폭탄은 아닌 것 같아 마음 놓인
시대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