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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구경

2007년 5월 31일

얼마만인진 모르지만 꽤 오랜만에 극장엘 갔다.
회사 회식의 일환으로 전 직원이 영화관람을 하자! 뭐 이런 주장이 나와서
업무시간 도중에 가까운 용산 CGV로 우르르 몰려가서
캐리비안의 해적 3편 때려주고
삼겹살에 쐬주 뿌려가며 죽도록 마셔보자~ 이런 행사였는데
인간들이 버는 돈은 없이 본 건 많아갖구 꼭 폭탄주에 양주 마실라고들지.
맨날 회사에서 만나는 손님들이 수억 싸들고 찾아오는 넘들이라서…
같이 어울리다보니 그렇게 되는갑다.
오늘도 동료 두 명이 청주엔가 땅 보러갔는데
왠 할아버지가 결혼기념일 선물로 자기 마누라(화가라고 함) 전시관을 하나 지어준다나. 그 땅 보러갔다.

하여튼 워낙 저렴하게 살아온 인생이라 아직 적응단계.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평일 오후에 극장을 갔는데 이상하게 사람이 많다.
용산 CGV 생긴 지도 얼마 안되고 유동인구가 많은 동네도 아닌데
어디서 튀어나온 인간들이 그렇게 꾸역꾸역 몰려와있는지.
누구 말마따나 용산에 사는 백수들은 다 여기에 모여있는 건지.

그래도 새로 지어놓은 극장이라서 그런지
앞뒤 간격도 넓고 (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그러나 다리를 꼬고 앉을 만큼 넓지는 않았다)
의자 등받이도 높아서 머리를 기댈 수 있고
경사도 있는 편이라 앞사람이 화면을 가리는 일도 거의 없고
괜찮았다.
영화가 너무 길어서 엉덩이에 쥐가 날라고 했던 것만 빼면야.

영화는 뭐,
같이 본 누군가가 불멸의 이순신이 더 낫다는 소리를 했으니 지레짐작하시라.
엉뚱하게 영화보면서 계속 내 머리를 돌아다니던 생각은
여자주인공이 한명이라서 이놈저놈하고 다 키스 한번씩 하느라 고생한다,
이거였다.

1,2편을 못본 상태에서 3편을 예매해버리는 바람에
그 전날 1,2편을 속성으로 다 봐버리고 새벽3시에 잠자리에 들었다가
정작 극장에서 잠들뻔한 시대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