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2월 24일

보통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캐롤”이라고 하면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나 <징글벨>, <울면 안돼> 같은 노래를 떠올릴지 모르겠는데, 물론 나도 그런 노래들이 크리스마스 캐롤의 대표곡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나는 <실버벨>을 들으면 야 정말 크리스마스구나 라는 기분을 듬뿍 느끼곤 한다. 다른 캐롤을 들으면 별로 그런 기분이 안드는데, 유독 <실버벨>만 그렇다.
이유라면 이유라고 할 수 있는게, 어렸을 때 드라마 <수사반장>을 보다가 (노래가 좋은 바로 그 수사반장) 범인이 옛날 크리스마스 때 연인과 행복했던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이 있었다. 드라마가 방영될 때는 한창 여름이었는데, 드라마 속에서는 범인 역의 탤런트와 애인 역의 탤런트가 스웨터에 목도리까지 하고 다방인지 카페인지 에서 서로 좋아라 하고 있었더랬다. 그때 그 카페에서 왠 여자가 라이브로 캐롤을 아주 분위기있게 불렀는데, 그 노래가 <실버벨>이었다. 한창 무더운 여름이었는데도 <실버벨>이 흐르니까 정말 크리스마스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때 그 기분이 지금껏, <실버벨>만 들으면 되살아나는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