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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소윤 퇴원하는 날

2010년 4월 4일

서울대병원에서
물론 아이가 집에 가서도 잘 클 수 있으니까 그런 거라고는 하지만
요즘 이른둥이(=미숙아)들이 많이 태어나는데 서울대병원 NICU(신생아중환자실)에 자리가 많이 부족하다고
비교적 건강한 아이들은 퇴원시켜야하는 상황이라나.
그래서 우리 소윤이가 퇴원하게 됐다는-_-;;

하지만 아직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서
아기 맥박+산소포화도를 점검할 수 있는 모니터를 대여해서 퇴원하기로 함.
(이렇게 퇴원하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음)
병원에서 빌려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알아서 빌려야하는 거라
의료기상사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결국 서울대병원 근처에 있는 의료기상사에서 빌리기로-_-;;
아기 무호흡증상이 올 때를 대비해 산소발생기도 대여할까 했는데
지금은 산소치료가 끝난 상황이라 굳이 필요없다는 업자분들의 조언(?)을 듣고
휴대용 산소통 세트를 구입하는 걸로 일단락.

그밖에 아직 준비하지 못했던 물품들을 하루하루 체크하며 구입하다가
드디어 4월3일 토요일, 아기 퇴원을 위해 병원으로.
원래 주차하면 안되는 병원 입구에 금방 퇴원한다고 뻥치고^^; 차를 세워놓음.

먼저 수납코너에 들러 퇴원수속을 하니
80일간 병원비가 약 930만원.
수술 등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서인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는 병원비가 적게 나왔음.

아빠가 수속하고 결제하고 의료기 아저씨 기다리는 동안
엄마는 간호사 선생님에게 퇴원교육 받음.
의료기 빌려주는 아저씨가 직접 신생아중환자실 안으로 들어와 사용법 설명해주고 돈 받고 사라진 뒤
간호사 선생님, 옆 침대 신생아 엄마, 주치의 선생님들께 인사드리고
드디어 퇴원.

할아버지가 운전해주신 차를 타고 드디어 집에 도착.
집에 와보니 월요일에나 도착할 줄 알았던 아기침대가 와있음.
들어가자마자 소윤이 모니터 연결하고 아빠는 침대 뜯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소윤이는 밥 먹을 시간 됐다며 울기 시작하고
아기 밥먹여서 트림시키고 눕혀놓고나니 아 우리가 아직 점심을 안먹었구나 싶어
밥먹고나니 오후 5시.
확실히 아기 하나 집에 들어오고나니 정신이 하나도 없구먼.

병원에서 3시간마다 밥먹는 훈련이 되어있다보니
밥먹는 시간 약 10분전부터 자지러지기 시작하는 소윤이.
먹여놓으면 한 30분 똘망똘망하다가 다시 잠들고.
잠든 아기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더니 그게 이런 뜻인 것 같음.

1시에 밥먹이고 2시쯤 자려다가 3시반에 깨서 밥먹이고
4시반쯤 겨우 잠들었다가 7시에 또 슬쩍 깨서
엄마가 밥먹이길래 나는 모른 척 잠들었다가 다시 9시반에 깨고
이런 생활이 앞으로 쭉~ 이어지게 생겼음.



집에 와서 카시트에 눕혀놓은 소윤이

아기 산소모니터. 위에 숫자 99는 현재 산소포화도, 아래 숫자 131은 현재 맥박수. (오른쪽 끝의 파란통은 응급용 산소통)

집에서 처음 하룻밤을 보내고 오전 11시 현재 잘 자고 있는 소윤이 (오후 1시에 또 자지러질 예정)

그래도 아직까지는 맥박이나 호흡이 정상이라 마음놓고있는
시대가 썼습니다.
의료기아저씨가 꼭 한달만 쓰고 반납하시라고 덕담해주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