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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 파리의 상징

2000년 11월 30일



어떤 건물인가?

파리를 대표하는, 아니 프랑스를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에펠탑의 정확한 위치는 파리시 세느강변의 상드마르스다. (상드마르스가 어딘지는 나도 모른다. 파리 안가봤으니까) 흔히들 파리의 한가운데에 에펠탑이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서울타워처럼)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다. 대충 중심부에 위치하지 않겠는가 생각은 들지만.
높이는 건설당시 300.5미터였으나 지금은 안테나가 달려서 320.755미터라고 한다. 63빌딩이 200여미터니까 300여미터면 한 100층 되나 보다…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으나 에펠탑은 대충 4층 정도로 나눠진다. (일일이 층을 나눌 수도 있지만 편의상 그렇게 본다)

땅바닥에서 2층까지의 높이가 57.63미터, 3층까지의 높이가 115.73미터, 4층까지의 높이가 276.13미터인데 총 1652개의 계단이 있다고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주변의 기념물을 구경하며 올라가도록 2층이나 3층까지 걸어올라갈 것을 권유하기도 하는데 정상적인 건물이라면 20여층을 걸어올라가는 높이임을 알고 올라가기 바란다.
정상에서는 사방 67km의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고 하며 4번에 한번씩 전체적으로 색을 다시 칠하는데 50톤의 페인트를 소요한다고 한다.
야간조명시설을 설치한 후 낮에 보는 재미보다 밤에 보는 재미가 훨 낫다는 평을 듣고 있으며, 직접 방문하는 경우 볼만한 곳은 전망대 외에도 쥘베르느식당이라거나 기념품점 등이 있겠지만 대단한 의미는 없다고 본다.

어떻게 지어졌나?

에펠탑은 프랑스대혁명을 기념하는 파리만국박람회(1889년)를 위해 지어진 것이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대전엑스포를 위해 지어진 한빛탑과 비교할만하다. (그러나 그후 한빛탑이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무조건 따라하기가 얼마나 쪽팔린 짓인지 잘 알 수 있다)
설계공모로 당선된(설계자 구스타프 에펠… 설계자의 이름을 땄다) 당시 에펠탑의 건조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조물을 세운다는 의의가 상당했던 것으로 아는데 고도(古都)인 파리에 쇳덩어리로 삭막한 철탑을 세운다는 사실에 대한 반발심으로 찬반 양론이 상당히 격렬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파리 어디에서나 보이는 에펠탑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내가 좋아하는 단편소설가 모파상은 에펠탑의 건조에 반대하다못해 마침내 에펠탑이 완성되자 매일 식사를 에펠탑에서 했는데, 그 이유는 에펠탑이 안보이는 곳은 에펠탑 안의 식당밖에 없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재밌는 사실은 (대부분의 박람회용 건물이 그렇지만) 이 에펠탑의 수명은 20년으로 기획되었다고 하는데, 정작 20년 후 에펠탑 건조반대운동만큼이나 격렬한 해체반대운동이 일어났다고 한다. 결국 해체를 철회하는데에는 에펠탑에 설치해놓은 무선시설이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고 한다.

시대의 한마디?

파리에 가면 한 번은 보고싶은 건물…이라고 하면 공통적으로 에펠탑, 루브르박물관, 베르사이유궁전, 요 세 건물이 꼽힐 것이다. (본인은 전공적인 이유로 여기에 퐁피두센터를 추가하기는 하지만) 그 중에 제일 유명하지만 제일 볼 것이 없는 게 이 에펠탑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다. 탑이란 본시 밖에서 보는 것이므로 그냥 파리를 돌아다니면서도 나중엔 지겨워질 정도로 에펠탑, 신물나게 볼 수 있다. (석가탑이나 첨성대의 안으로 들어가보고 싶은 생각을 한 적 있나?) 개인적으로 단지 멀리 보기 위해서 전망대가 있는 높은 건물에 올라가는데 돈을 낭비하는 걸 혐오하는 사람이므로… (절대 고소공포증이 있기 때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