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 24일

오늘 후배 결혼식에 깽판치러 축하해주러 갔다가

한 15년만엔가? 후배 여자애를 만났다.

1년 후밴데, 솔직히 애가 예쁜 얼굴은 아닌데
얌전하고 싹싹하고, 우리학교 평범한 여학생들하곤 좀 다른 축이라
선배들한테 인기가 많았던 걸로 기억.

대학교 2학년 마치고 군대 갔다가 제대할 무렵 되니까
얘가 졸업하자마자(졸업하기 전이랬던가?)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니까 내가 군대가기 전에 보고는 못봤다, 는 이야기다.
대충 한 15년 되는게 맞지?

그 사이에 애는 셋을 낳았고
큰 애는 무려 열한살, 오늘 달고 나타난 꼬마애는 막내인데 네살이라더라.
신기하기도 하지.

그랬는데 얘가 날 보고 반갑게 인사하더니
선배님 인상이 되게 차가워지셨네요, 라고 말했다.

하하, 요것봐라.
요즘 들어서 주변 사람들한테 자주 듣는 소리가
옛날보다 인상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사람같은 표정을 짓는다,
뭐 이런 덕담아닌 덕담(?)들이었는데

무려 15년만에 만난 후배가 한다는 소리가 “차가워졌다”라.

15년의 중간에 급속도로 차가워졌다가 요즘 좀 풀린 것인지,
사람됐다는 덕담(?)이 말그대로 그냥 덕담인 것인지,

진실은 알 수 없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10년 넘게 썼던 안경을 벗고나서
눈꼬리가 무섭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됐던
시대가 썼습니다.

근데 15년전에는 안경 벗었을 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