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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 치는 영화 베스트 5

2003년 11월 19일

1. 스팅 The Sting (1973)

영화 <스팅>의 매력은 수많은 사기기술-_-이 등장한다는 것에 있다고 할 수 있죠. 처음엔 잔재주로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FBI까지 동원하는 엄청난 규모의 사기를 보여주는데… 중간 쯤에서 맛뵈기로 보여주는 기차 안에서의 포커 장면이 꽤 인상적입니다. 카드를 바꿔치고 뭐 그런 것들 말로만 들었지 실제(영화긴 하지만…)로 본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어쨌거나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영화라서 무작정 뽑았습니다.


2. 지존무상 至尊無上 (1990)

9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홍콩도박영화의 서막을 여는 기념비적인-_- 영화입니다. (고등학교 때 단성사에서 봤던 기억이 나는군요) 앞서 <스팅>에서는 패를 바꾸는 기술을 보여줬다면, <지존무상>에서는 패를 들고 상대방을 올인시키는 심리전의 백미를 보여줍니다. (그 바람에 마누라한테도 버림받고…) 다시 말하면 카드 도박이라는 거는 패를 잘 잡는게 문제가 아니라 같은 패를 들고도 어떻게 상대방을 경우에 따라서 위축시키고 경우에 따라서 달려들게 하고… 이 조절이 중요하다는 말씀이 되겠습니다. 아니 실제로 포커를 쳐봐도, “로열스트레이트플러시”를 잡고도 상대방이 일찍 죽어버리면 얼마 못따고, “뻥카”를 잡아도 상대방이 얼마나 베팅해주느냐에 따라서 엄청 딸 수도 있잖습니까… 그 외에도 어딘가 불쌍하고 꾀죄죄해보이는 (그래도 멋있는) 유덕화 형님의 매력도 대단한 영화고 해서.

3. 도성 賭聖 (1990)

<지존무상>이 도박영화의 서막을 열었다면, <도성>은 주성치 영화의 서막을 열었다고 할 수 있겠군요. 아마 국내에 주성치 이름을 달고 본격적으로 들어온 첫번째 영화가 아닌가 싶은데, 카드를 바꿀 수 있는 초능력자로 나와서 포커대회를 휩쓰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주성치 특유의 유머가 곳곳에서 빛을 발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슬로우모션으로 걸어들어오는 장면에서 거의 죽을 뻔 했다는…) 막판에 잃었던 초능력을 되찾아 자신의 카드를 바꾸…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상대방 카드가 바뀌었더라…는 반전도 기억에 남고.

4. 라운더스 Rounders (1998)

엄밀히 말하면, 이 영화는 배우들의 이름값에 속은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음… 배우 이름값에 속은 영화 베스트 5도 한번 꾸며봐야겠다) 맷 데이먼이야 뭐 그럭저럭, 기대씩이나 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에드워드 노튼은 썩 기대를 많이 하는 배우라서… 물론 배우들은 어느 정도 자기 몫을 해줬다고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영화는 좀 지겨웠습니다요… 포커 치는 장면은 그래도 기억에 남는 편이라 꼽아봤습니다.

5. 타이타닉 Titanic (1997)

이 영화에서 포커 치는 장면은 딱 한 번, 아주 빨리 지나갑니다. 주인공인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이 포커판에서 타이타닉호 승차권을 따서 막 떠나려는 배에 올라타는 장면… 그게 답니다. 인생을 바꿔놓은 포커였죠. (인생을 종쳐버린 포커라고 해야 되나?) 그래도 뭐라더라, (정확히는 기억 안나는데) 잭이 로즈에게 당신을 만난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도박이었다나 뭐 그런 뻐꾸기를 날렸던 것도 생각나고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