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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도 2시의 데이트 팝송 베스트 10

2007년 10월 27일

1985년~1990년까지
라디오에 나오는 영화음악/팝송프로그램은 거의 다 듣다시피 하던 시절.
나도 이제 나이먹은 티내며 그때 들은 노래가 진짜 노래지… 하는 구세대가 되어버렸는데
그 당시 DJ 김기덕이 진행하던 MBC FM 2시의 데이트에서
매년 상반기 결산, 년말 결산 하는 식으로
청취자가 뽑은 올해의 팝송 베스트 10, 을 방송해주곤 했었다.

괜히 순위 매기고 그러는 거 좋아하던 녀석이라 그때 발표하던 순위 다 적어놓고 그랬었는데
그때 기록해놓은 노트를 오랜만에 꺼내놓고 보던 김에
한번 여기에 올려본다.

그럼 10위부터 가볼까나.

10위. Young Free & Single – Bonny M

제대로 된 뮤직비디오 동영상이 없어서 아쉬운대로 이런거라도;;;

84년, 아니면 85년에 Happy Song 이란 노래로 빅히트를 한 보니 엠의 노래인데
Happy Song의 후광으로 당시 반짝인기를 얻었던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요즘 기억하는 사람 없는 노래.

9위. Venus – Bananarama

얘도 뮤직비디오 상태가 그리 좋진 않지만 21년전 영상물임을 감안해주시라.
Bananarama라면 당시 섹시함을 무기로 내세웠던 여성그룹인데
이 곡 하나 히트시키고 별로 기억나는 노래가 없다.
I Heard A Rumor라는 노래 하나 겨우 기억나는군.
옛날에 봤을 땐 되게 야한 뮤직비디오라고 생각했었는데
20년이 훌쩍 지나서 다시 보니 글쎄 별로…

이게 아마 쇼킹 블루라는 그룹이 원래 불러서 빌보드 1위했었는데
얘네가 리메이크해서 다시 빌보드 1위했다고
그게 뭐 기록이라고 김기덕이 얘기했던 거 같다.

8위 Tarzan Boy – Baltimora

아마 쇼비디오자키였나, 그 프로그램에서 한번 틀어준 걸 보고 확 빠져버렸던 뮤직비디오.
노래도 흥겹고 뮤직비디오도 독특한 느낌이고 뭐 그랬었는데
그후로 어느 방송 어느 채널에서도 다시 보지 못해서 엄청 아쉬워했었던.
세월이 좋아지니 이제 인터넷으로 다시 볼 일이 생기는구나.

7위 You’re My Heart, You’re My Soul – Modern Talking

이 시대를 풍미했던 그룹 모던 토킹.
독일을 주무대로 활동한 소위 유로댄스그룹(듀엣)인데
(이 당시 팝의 대세는 유로댄스. 보면 알겠지만 순위에도 순 유로댄스곡들만 있다)

모던토킹의 이름을 알린 곡이 바로 이 곡이라면
후속으로 내놓은 Brother Luie라거나 Atlantic Is Calling (SOS For Love)(이건 개인적으로 나의 베스트) 같은 곡들도 엄청나게 히트했는데

1987년 각자의 솔로 활동을 위해 해체하고 열심히 잘 활동하다가
1997년 전격적으로 재결성해서 새롭게 편곡된 옛날 노래들로 컴백했다.
이무렵 형님이 독일로 유학을 갔다가
“아직도 독일 애들은 모던토킹 노래만 듣는다”는 특파원통신을 보내왔었는데
아마 새로 컴백하면서 옛날의 인기가 다시 살아났던 모양.

말 나온 김에 어느새 중후해진 모던토킹 멤버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1998년 버전도 감상해보자.

6위 Papa Don’t Preach – Madonna

80년대를 주름잡았던 마돈나. 그녀의 86년 최고의 히트곡이 아마 이거였나보다.
십대소녀가 임신하고서 아빠한테 잔소리하지말라고 되려 성질부리는 곡이라고 들었었는데
뭐 당시 마돈나가 부르던 노래들이 다 그랬었지.

5위 Rock Me Amadeus – Falco

당시 유행하던 정통 유로댄스음악은 아니고, 어찌보면 그후 십년도 더 지나 유행하던 테크노음악에 훨씬 가까왔던 음악.
나한테는 너무 어렵고 뜬금없게 들렸던 모양. 별로 좋아하는 노래가 아니었다.

4위 Take On Me – A-Ha

80년대에 팝송 좋아하고 특히 뮤직비디오 즐겨보던 사람이라면 잊지 못할 불후의 명곡.
(이 제작기법 그대로 베껴서 만든 맥콜광고에 조용필이 출연했었다)
이거 말고도 A-Ha의 노래 Manhattan Skayline도 이거랑 비슷한 기법으로 제작되었던 걸로 기억하고
하여튼 이 노래, 엄청난 히트곡이었는데 의외로 4위에 머물렀다.
그럼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곡들이 그 뒤에 있길래.

3위 Say You Say Me – Lionel Richie

러시아에서 망명한 발레리노 미하일 바리시니코프가 출연한 영화 <백야>의 주제곡으로 쓰였던 노래.
정작 영화의 정식발매사운드트랙에는 레코드사간 분쟁(?)으로 빠져있는 노래이기도 하다.
(집에 <백야> OST가 있는데, 타이틀곡이 Separate Lives로 되어있다)
영화도 상당히 흥행했었고, (요즘 같으면 별로 흥행못할 영화라고 생각되지만, 그땐 그랬다) 노래도 역시 빅히트.

2위 Last Christmas – Wham!

지금까지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팝송 중 하나.
왬과 조지 마이클을 워낙 좋아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이게 아마 왬이 전격적인 해체를 발표한 직후 나온 노래라서 더 정이 간다고 할까, 뭐 그런저런 이유로 마이 베스트.
제목도 시의적절하여 “때”만 되면 듣곤 한다.

자, 이상 10위부터 2위까지 알아봤는데,
당대를 풍미하던 왬, 아하, 모던토킹, 마돈나, 팔코 등등을 다 물리치고
영예의 1위를 차지한 가수/노래는 과연 누구/무엇일까?

1위 Touch By Touch – Joy

내 기억으로 이 당시 대한민국을 거의 들었다 놓았던 노래.
외국에서는 한국에서만큼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던데
어쨌든 한국에서는 이 노래말고도 Hello, Vallerie 같은 노래들까지 연달아 히트쳐서
얘네가 이듬해 특별내한공연까지 갖기도 했었다.
그런데 방한하기 전 자기네들을 사랑해준 한국인들을 위해서 부른 노래라면서 Korean Girl이라는 싱글을 발표했었는데
이게 알고보니 Japanese Girl이라는 노래에서 일본만 한국으로 바꾼 노래라는게 뒤늦게 소문나면서
개인적으로 참 뜬금없다고 생각되지만 방송금지곡이 되기도 했었다. (도대체 왜…?)
내한공연도 MR 틀어놓고 (연주없이) 노래만 불렀다고 무성의공연 어쩌구 하며 질타 받았었고.
그러구나서 인기가 팍 시들어버린 후 소식을 모르는 그룹.
유튜브에서 동영상 찾기도 쉽지 않은 그룹.
그래도 (대한민국에서는) 유로댄스의 정점에 서있던 그룹이었는데.

해보다 보니 재밌는데 내일은 87년도 노래들도 쭉 올려봐야겠다.
87년도에는 벼르고 별러서 들었는지 30위부터 적어놓았군.

난데없이 옛날 생각 하고 있는 늙은 시대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