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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대리일기 일흔네번째

2007년 12월 2일

[봉대리의 일기]

3/14 (화) 날씬 좋더군

오늘은 화이트 데이… 음… 사탕은 콧빼기도 보이지 않는군…
아 오늘은 내가 사탕을 받는 날이 아니지… 주는 날이지…
어쩐지 개발팀 변대리가 사탕을 박스째로 들고다니더라니…
우리 사무실에도 변대리의 사탕이 선을 보이더만…
지화자 씨? 설마 그럴리가… 오늘 지화자 씨는 화이트를 착용하는
화이트데이라서 출근 안했거덩…
그럼 뭐 한사람밖에 없지… 모주라 씨 책상에 수북이 쌓인 사탕은…
이름하여 도라지 사탕…
(역시… 변태가 틀림없어… 누룽지사탕도 아니고 도라지사탕…)
황대리는 아침에 깜박 잊고 그냥 나왔다며 마누라한테 줄 사탕 사야
된다고 계속 중얼거리고…
하 정말 피곤하구만… 화이트데이인지 뭔지가 언제부터 이렇게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게 된 거야…
하여튼 모주라 씨는 변대리가 준 도라지사탕을 입에 넣더니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토해내더만…
왜그래.. 하나 줘봐… 라고 말하며 슬쩍 몇개 집어들어갖구… 하나
까서 먹어봤더니…
으윽…
이게 한약이지 사탕이냐… 정말 변태같은 놈…
목캔디도 이것보단 낫겠다… 원 별 씁쓸한 사탕을 다보겠네…
그래도 고급사탕이라고 (이따위가 고급이랜다…) 피부장도 줬더니
맛있다고 쭉쭉 빨아먹는다. 꼴보기 싫다.
사탕을 꼭 저렇게 찌읍!찌읍! 소리를 내면서 빨아먹어야되나?
왼쪽볼에 사탕이 볼록 튀어나온 피부장 얼굴을 보니,
왼쪽볼에 싸대기를 한번 날려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 잠시 바깥에
나와 열을 식혀야만 했다…
아… 도라지사탕 진짜 쓰네…

[피부장의 일기]

3/14 (화) 날씨 몰라…

오늘은 하이트데이… 하이트맥주 먹는 날…
라거 먹으면 안되나여?
내일을 라거데이로 하지 뭐~
술먹을 핑계거리야 뭐 얼마든지~
그런데 정신나간 회사 직원들은 왠 사탕을 주고 받고 지랄이야…
어이 그 사탕 나 하나 줘봐…
영업팀 이대리가 들고댕기는 사탕을 한웅큼 뺏아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엇쭈 짜식이 째려보네?
영업부장이 나하고 맞짱이 될 거 같애? 쬐끄만 자식이 까불고 있어.
사무실에 들어왔더니 여기도 사탕 천지다.
부장님 사탕 드시겠습니까? 왠일로 봉대리가 친절하게 나온다.
아냐 많어… 이거봐… 영업팀 이대리한테 얻었거든. (사실은
강탈했지만… 흐흐흐)
아뇨 이건 싸구려가 아님다… 비싼 거에요… 도라지사탕이라구…
누룽지사탕 아녀? 그거 맛 괜찮던데.
이건 더 죽입니다.
몇개 얻어서 하나 입에 넣어봤다.
오… 맛은 씁쓸한데… 이거 한약 냄새 나는게 몸보신에 좀 도움이 될
거 같은데…
엑기스를 확실하게 내 것으로 하기위해 있는 힘을 다해 쭉쭉 빨아먹었다.
사탕은 말이지, 이렇게 먹어야 되거덩.
사탕 입에 넣자마자 아그작 아그작 깨부숴먹는 놈덜… 이빨을 깨부숴
버려야돼…
저녁에 친구들 만나서 하이트 빨며 도라지사탕을 나눠줬더니 역시 반응이
열광적이더군…
개발팀 변대리가 돌렸다지… 몇봉지 더 달라구 그래야겠다..
도라지가 몸에 좋다니까…

SIDH’s Comment :
아마 이거 쓴 날, 정말 화이트데이랍시고 도라지 사탕 잔뜩 받았을 거다.
안좋았던 것처럼 쓰긴 했지만 나는 대충 입에 맞던데. (저렴한 혓바닥의 소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