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봉대리일기 백여섯번째

2008년 3월 23일

[봉대리의 일기]

5/10 (수) 비 쭉쭉.

내일 또 노는 날이다. 이젠 조금 지겨워질라고 그러는군.
놀다 일하다 놀다 일하다 하며 이번 5월 초반은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
모양이다.
다행히 부처님오신날이니까 교회다니는 사람은 회사 나와… 이런
망발은 없더군.
오늘은 피부장이 아침부터 상당히 부어있었던 관계로 사무실 생활이
즐거운 편이었다.
어디서 바지에 물이 조금 튄 모양인데 (비가 왔으니 당연하지 뭐)
그거가지구 애들을 잡냐?
지가 무슨 흰양복의 날라리도 아니고… 별로 젖은 티도 안나던데
그거 가지구 지랄지랄…
하여튼 성질머리가 개떡같으니 저걸 어쩌겠어.
그러면서 그 핑계대고 집에 일찍 들어가기나 하고…
낮 3시에 퇴근하면서 누가 찾으면 급히 외출했다고 그래… 미쳤냐
그렇게 말해주게… 쨌는데요… 그렇게 말해줘야지.
근데 아쉽게도 찾는 사람이 아무도 없더군…
내일은 노니까 게임이나 한판 하고 자야지…
기다려라 저그족~

[피부장의 일기]

5/10 (수) 비 줄줄

아침부터 화딱지나게…
조금 늦게 나왔더니 지하 주차장이 다 차버렸다.
회사 바깥 주차장도 대충 차서… 하여튼 직급 낮은 놈들은 차몰고
회사에 못오게 해야된다니까…
부장이 차댈 곳을 찾아서 방황을 하게 만들다니…
어쩔 수 없이 입구 가까운 곳에 차를 댔다. 차 빼기는 편할테니 그걸로
참기로 하고…
근데 우산을 쓴 채 차문을 닫고 돌아서는 순간, 난데없이 시커멓고 긴
차 하나가 횅 들어서면서 내 바지에 물을 좍 튀기고 가는게 아닌가.
엇 저 시키 뭐야! 죽었어!!
마빡 확 돌아서 쫓아가려는 순간, 그 차넘버가 이사님 넘버임을 알고
멈칫해야만 했다.
물 튀긴 걸 알았는지 몰랐는지 대꾸도 없이 그냥 휙 들어가버리더군.
들어가봤자 자리도 없는데…
하여튼 어디다 화풀이도 못하고 축축한 바지 끌고 사무실에 들어섰더니
갑자기 화가 치미는 거라.
어제에 이어 또 애들 잡았다.
이 재미라도 없으면 나는 진작 스트레스로 죽었지 싶어.
아예 일할 맛도 안나고 해서 외출 핑계대고 3시에 째버렸다.
금요일도 제껴버릴까?

SIDH’s Comment :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는
주차장도 높은 사람이 댈 수 있는 곳과 좀 낮은 사람이 대야되는 곳이 정해져있었고
회사식당도 높은 사람들이 앉아서 먹는 곳과 사원들이 앉아서 먹는 곳이 나눠져있었다.
무서운 건 그게 무슨 문서라거나 그런 걸로 명확하게 정해져있는게 아니라는 것.
알아서 기게 만드는 문화.
그게 제대로 돌아가는 직장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