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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대리일기 백열여덟번째

2008년 5월 11일

[봉대리의 일기]

6/2 (금) 맑고 더움

기어이 이휘재가 빛을 발하고 말았다.
신입사원 왔다고 가뭄에 콩나듯 하던 회식을 했다.
회식하러 가는 중간에도 느낌이 별루 좋지 않았다.
아무래도 사고를 칠 넘… 그런 생각 있잖아 왜.
과연…
고깃집에 앉아서 돼지고기 소고기에 콜레스테롤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개 풀 뜯어먹는 소리를 한참을 지껄여대다가…
(무지하게 복잡하고 어려운 얘기였던 관계로 그넘이 말한 내용의
요지만 밝힌다. 진짜 어려운 얘기 투성이였다)
그럼 고기 안먹을 꺼냐? 물었더니,
안먹죠!!
단호하게 잘라말하고 상추랑 고추만 뜯어먹고 있었다.
우리 모두 동시에 허거덕~
단지 이상한 놈이 아니라 좀 욥기적인 넘이 분명하다.
어쨌거나 오늘의 주인공인데 이넘이 고기를 안쳐먹으니 다른 사람들도
괜히 빈젓가락질만 휭휭~
평소 시켜먹던 고기의 절반도 채 못먹고 1차를 파했다.
이상한 넘 때문에 앞으로 고기 회식에 지장이 많겠는데.
맥주 마시러 가자! 그랬더니 자기는 맥주, 소주 이런 거 안먹는단다.
올웨이즈 양주~ (이런 시껍할 놈 같으니)
그래도 신입사원이니까 오늘만… 하는 설득이 먹혀들어가서 (평소에
양주 못먹어서 한이 맺힌 황대리가 눈부신 설득작전을 펼쳤다)
묘한 바에 주저앉아서 이름도 모르는 양주를 찔끄덩찔끄덩 먹어야
했다.
야 아무래도 기분이 안난다 노래방 가서 마무리짓자.
음주가무를 좋아하는 조과장이 마침내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섰다.
의외로 노래방은 순순하더군.
따라갈 때만…
노래방에서 이 넘이 선택한 노래는……
노래방 책에 있는 줄은 알지만 펼쳐본 적도 엄는……
쪽빠리 노래였다… 엉엉엉.
쪽빠리다노 사시미데쓰 뭐 대충 이런 소리를 들어가며 모두 침묵의
세월을 보냈다.
물건이 들어왔다 물건이…
담주 워크샵이 무지 기대되누만…

[피부장의 일기]

6/2 (금) 갬

신입사원도 오고 금요일이고 해서 즐거운 회식 자리를 마련했다.
룰루룰루루~
유차장인가 뭔가하는 놈 술을 멕여서 진가를 한번 뽀록내봐야지…
최진실이도 술먹고 조성팔이(조성민이던가?)랑 사귄다고 실토했다지
않은가.
술멕이면 진실이 나오리라~
근데 이 쫘쉭… 생긴 거는 기생오래비처럼 생긴 것이 술은 또
두주불사인가부다.
주는 대로 척척 받아먹고도 조금의 흔들림이 없이…
오히려 그놈과 대적하던 내가 피곤해지는 기미가…
옆에서 궁시렁거리든 조과장한테 SOS를 쳤다. 살려달라고.
저는 SES만 취급함다.
지금 말장난할 때가 아닌 거 알쥐.
저 저번 회식때 머리 깨지고 나서 과음은 삼가도록 지시를 받고
있심다.
판 접고 1차를 나왔다.
뭐 새로온 사원 녀석이 양주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뗑깡을 부린다면서
황대리가 어어어~하며 어깨를 흔드는 바람에 묘한 이름의 바로 2차를
잡았다.
옳지. 양주를 먹으면 빨리 갈라나?
옷 이뇨석… 폭탄주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고도 역시 흔들림이 없이…
노래방에서도 역시 흔들림이 없이…
노래방에서 왠 쪽바리 말이 자꾸 들려서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하여튼 3차까지 파하고 각자 집으로 뿔뿔이 흩어지는데…
나는 평소같으면 음주운전 그냥 밀어붙이는데
오늘 유도지 잡느라고 좀 과음했더니 아무래도 자신이 없었다.
(술이 덜 취한겨. 술취하면 자신감이 넘친다메)
그래 택시를 잡을랬더니 유차장이 뭐 같은 방향이라나…
야 씨뱅이 차장이나 된 녀석이 택시비 아낄라고 합승을 하냐.
택시비는 제가 내드리겠습니다.
뭐해 얼릉 타!
……태우는 게 아니었다.
짜식이 술이 늦게 올라오는 체질인가봐.
택시 안에서 갑자기 고개를 들이밀면서 이상한 낌새를 보이더니…
택시가 과속방지턱을 지나며 덜컹!하는 순간 내 새양복바지에 먹은
걸 다 쏟아놨다.
야이 #%^%&^*&^!(^#!*&&(!ㄲ$%#@!%&*!!!!!!!!!!!
……택시기사한테 욕 바가지로 먹고…
옷은 옷대로 버리고…
우울하다 진짜…
부장이 되서도 이런 짓을 당해야되나?

SIDH’s Comment :
새로 직원이 왔다고 환영회식…뭐 이런 거 할 때면
꼭 주인공이네 뭐네 하면서 이사람 저사람 술잔 돌려서 애를 보내버릴려고 하지.

하긴 뭐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회식자리에서
막내보고 술잔 들고 돌라느니 하는 어디 쌍팔년도보다 더 오래된 시절 회식문화를
건설계통으로 옮겨왔더니 21세기에 하고 있더군.

우리나라가 문제인 것 중 하나가, 술에 대해 너무 관대하다는 거다.
어느 블로거가 교통사고도 음주운전을 했을 경우 가중처벌하듯
사람들이 실수한 것도 술먹고 한 실수는 가중처벌해야된다고 하던데
그거 솔직히 맞는 말 같다.
술 취해서 그랬다고 하면 다 용서되는 거 좀 이상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