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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대리일기 백마흔네번째

2008년 8월 31일

[봉대리의 일기]

8/16 (수) 흐물흐물…

어제 죙일 테레비에서 질질 짜는 사람들만 봤더니 나도 진이
빠질라고 그런다.
울어대는게 왜이렇게 작위적으로 보이는지 원…
북한에 누구는 자못 비장하게 노래까지 부르드만.
쑈하나?
거기에 한몫 하려고 모금희 아나운서는 촉촉한 목소리로
나래이션까지 해주드만.
아 닭살 돋아서 더 보기 힘들길래 끄고 자버렸다.
감동적인 장면인지 누가 모르나…?
그걸 그렇게 입에다 쑤셔넣어주듯 이래도 감동 안받아? 식으로
나올 필요가 있나?
날씨는 더운데 말야…
비온다더니 소식도 없고…
밤새라도 왔음 좋겠다. 내일 아침엔 좀 시원하게.
날이 더우니 피부장도 발악에 가까운 요동을 치고…
덕분에 사무실 하루종일 싱숭생숭 좋았지…
띠버럴…

[피부장의 일기]

8/16 (수) 헐렁헐렁…

어제 일기예보에서 가슴 큰 아나운서가 나와서 비온다고 자신만만하게
떠들었을 때
왠지 믿음이 가지 않았다.
아니 왠지… 는 아니다. 뭐 그동안 맞춰준 적이 있었어야지.
일반적으로 희망적인 일기예보는 안맞고 부정적인 일기예보는 잘 맞는다.
담주 내내 찜통더위가 계속되겠습니다… 기가 막히게 맞았지.
내일모레까지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겠습니다… 제발 내려다오…
비가 오면야 출근길 밀리고 그닥 좋을 것도 없지만…
이렇게 더워서야 시원한 빗줄기가 당연히 그리워지지 않겠나…
에어컨을 이빠이 돌려도 찜질방에 앉아있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습도는 높기만 하고…
불쾌지수가 높은 탓인지 아침부터 짜증만 팍팍 붙어줘서
앗싸리 회의 마치고나서부터 하루종일 칼춤을 췄다.
사무실 분위기 싱숭생숭해지니 얼마나 속이 편안하던지…
옛날 만화 ‘똘이장군’에 이런 노래가 있었드랬다.
우리는 천성이 너무 고약해
우리는 성격이 너무 야비해
사이좋은 걸 보면 신경질이 나지요
조용하기만 하면 괜히 불안해
그래서 내 이름은 늑대 무섭지
우리는 날마다 이빨 갈지요
우리는 싸움을 아주 좋아해
약한 자를 보면 가만두지 않아요
사이좋게 노는 것 우린 싫어해
그래서 내 이름은 늑대 무섭지
아직 기억력이 쌩쌩하구먼.
오늘 심정이 위의 늑대새끼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는 바라
한마디 덧붙여봤다.
그러고보니 저 노래… 빨갱이들에게 바치는 노래잖아?
저런 놈들하고 통일하겠다고 이산가족 상봉시켜주고 있단
말야?
어제도 테레비 보니까 위대한 수령 어쩌구 하는 개자식이
있던데…
평화통일이 왠말이냐… 땡크가 주석궁을 짓밟아야 통일인데…

SIDH’s Comment :
2000년도 요 무렵만 해도 남북정상회담도 있었고 이산가족상봉도 하고
남북관계 분위기 좋았었네.
하지만 그때도 뭔가 보여지기 위한, 그냥 우리 이렇게 화해 비슷한 거 하고 있다는 분위기만 만든 거지
실질적으로 무슨 평화협정 같은 걸 땡겼던 것도 아니고.
그냥 높은 사람들 업적이나 기록하려고 만든 퍼포먼스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도 든다.
하긴 뭐, 요즘은 그런 폼 잡는 것조차 없긴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