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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대리일기 백일흔아홉번째

2009년 6월 21일

[봉대리의 일기]

10/20 (금) 날씨 계속 이상함

사장님이 쓰러지더니 회사에 악재가 겹치나.
어제 갑자기 예고가 되더니 오늘 회사에 물이 안나온다.
예고랄 것도 없다. 사장님때문에 회사 분위기 뒤숭숭한 상황에서
총무팀이 갑자기 연락을 돌렸으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혀 그 예상을 못하고 출근을 했다는 얘기지.
당장 화장실에 물이 안내려간다!!!
총무팀에서 화장실마다 엄청나게 큰 물통에 물을 가득 받아놓기는
했지만,
(빠르다 어느 사이에…)
물을 아껴쓸 줄 모르는 후진국민들이 많은 탓인지 점심시간 지나니까
당장 떨어져버리더라.
그래서 점심먹구 이빨을 안닦았더니 영 찝찝허네.
…평소에도 어쩌다 잊어먹구 안닦은 적은 있었지만, 그래두 안닦았다고
의식하고 있으려니 찝찝하다는 얘기다.
아침에 회사 화장실에서 이빨닦고 세수하고 면도하는 (엽기적인 넘…)
이휘재씨는 거의 초췌한 몰골로 앉아있다.
여직원들 화장실 뻔질나게 드나들던데 물이 안나오니 얼마나 깝깝할까?
뭐 티는 별루 내지 않는 것 같지만…
회사에서 큰 거를 한방씩 날려줘야 업무가 잘풀리는 체질인데 오늘은
하루종일 참았더니 아랫배가 계속 아프긴 하다.
집에 수돗물 좀 아끼려고 했더니 회사가 안도와주네.

[피부장의 일기]

10/20 (금) 흐리흐리…

어제 사장님 쓰러져서 정신없는 사이에 총무팀에서 무슨 연락이랍시고
돌리더니
그게 회사 수돗물이 오늘 안나온다는 얘기였단다.
뭐 회사 근처 어드메서 공사를 하는 바람에 그런다나.
아니 그걸 꼭 남들 업무시간에 해야되나?
…하긴, 어떤 면에서는 평일 업무시간에 물사용량이 가장 적다고도
하지만.
그래두 그렇지…
아침에 묵직한 배로 출근해서 회사 화장실에서 상큼하게 날려버리는
쾌변의 느낌을 오늘은 하루종일 간직해야 했잖아….
뭐, 대변을 보시고나서 (화장실에 미리 받아놓은 물통의 물로) 바가지로
퍼서 변기에 부어 물을 내리세요… 라고 안내문이 있었지만,
아니 부장 체면에 똥눈 변기에 바가지로 물 붓고 있게 생겼냐고.
그냥 참았지 뭐.
이빨은 어영부영 닦았는데 그것도 물통 바닥에 있는 물 긁어서 했더니
괜히 찝찝해.
어으, 배가 묵직하니까 일도 안되고 짜증만 나더라.
역시 상쾌한 아침은 쾌변에서부터~

SIDH’s Comment :
자는 시간 빼면 사실 집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더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간혹 회사 건물이 단수가 된다거나 하면 참 곤란한 일이 많다.

특히, 일반가정집에서 가장 물을 많이 쓰는 곳이 화장실(수세식변기)이라는 말을 들은 뒤부터 (어디 방송에서 들었다)
왠만하면 대소변은 회사에서 해결하자, 이런 주의라
단수되면 당장 화장실부터 폐쇄라 차암 곤란하다는 말씀.
뭐 워낙 하루에 화장실 한두 번 가는 사람이긴 하지만.

그러고보니 작년엔가 사무실 앞에 공사한답시고 한달에도 수차례 단수가 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단수도 단수지만 멀쩡히 덮어놓은 콘크리트 며칠 만에 도로 뜯어내고 뜯어내고 하는 꼬라지를 보며 어이가 없었더랬지.

참 세상 살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