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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대리일기 백아홉번째

2008년 4월 6일

[봉대리의 일기]

5/16 (화) 비 쪼끔…

괜히 비가 내린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후에는 날씨가 더워졌다.
아마 습도가 올라간 탓이겠지… 날 더울 때 고습도는 정말 참을 수
없는 일이지…
그렇다고 울 회사에서 5월 초에 에어컨을 틀어주길 바랄 수는 없는
일이고…
이런 날은 그저 일찌감치 집에 들어가 서늘한 방바닥에 드러누워있는
게 최고련만…
넥타이도 못풀고 자리에 앉아있을라치면 쌍욕이 안나와?
와이셔츠는 왜이렇게 또 손목을 죄는지… 깝깝해죽겠다.
옛날에 군대 다닐땐 말이지… 방위들한테 이거 끝내면 바로 퇴근시켜
준다… 그러면 정말 열라게 일하고 2시 3시에 일찍일찍 퇴근하는 꼴을
자주 봤었는데…
이거 회사에도 도입해야 된다고… 하루 업무 마치면 일찍 귀가하도록
하는 거…
일이 많으면 야근시키면서… 왜 일이 없으면 일찍 안보내줘…?
그게 공평하지 않나…?
그러고보니 대학다닐 때 공장에서 아르바이트할 때… 물량이 없어서
일찍 퇴근시켜준다며 매일 한시간씩 일찍 퇴근시켜주더니 나중에 그
시간만큼 일당에서 제하고 계산해주던 기억이 나는군.
울 회사도 만약 일찍 귀가 제도 만들면 그런 식으로 할껴… 야근하면 야근수당 주니까 일찍 퇴근하면 그만큼 토하셔~
오늘도 시계만 쳐다보며 이리 비틀 저리 꿀쩍거리는 신세…
퇴근하구싶다잉…

[피부장의 일기]

5/16 (화) 흐렸다 갬… 오늘도…

아침엔 비가 살짝 뿌리더니… (씨바… 내가 현관문을 나서서 차에 탈
때까지만 딱 내렸다. 망할…)
오후에는 구름은 어영부영 걷히고… 날씨가 푹푹 찌기 시작했다..
조금 과장하면 와이셔츠 뒤가 흠뻑 젖을라구 그랬다…
(내가 땀이 많기는 한데…)
이런 날은 에어컨도 안틀어주는 회사에 엉겨붙어있을 이유가 없다니까…
저번처럼 외근을 핑계로 날라버릴까…?
아니다… 봉대리를 믿을 수가 없어… 저 놈 야불야불거리는 주둥이는
절대 조심해야된다…
일도 손에 안잡히는데 그냥 맥놓고 이렇게 앉아있어야 되나…
아랫것들도 지쳤는지 시킨 보고서를 제깍제깍 안갖구 올라오네…
뭐라구 하기도 힘들다 에구에구… 의욕상실…
의자에 푹 파묻혀서 둥실둥실하다보니 더 더워서… 바깥으로 들락날락
하면서 바람을 좀 쐴까 했더니 걸어다녀서 또 더워… 아주 미칠 지경
이었다.
내일은 손선풍기라도 하나 사와야지…
옛날에 육방 시절엔 말야, 일 딱 끝나면 딱 퇴근시켜주는 그런 멋이
있었는데 말야…
육방은 그런 시원시원한 사나이다운 멋이 있었거든…
이런 건 현역이 절대 모르지…
역시 군생활은 사나이답게 육방으로~
아… 육방 없어졌구나…
공근도 일 없으면 일찍 퇴근시켜주나…?

SIDH’s Comment :
자주 되풀이하는 이야기인데
딱히 일 없으면 퇴근, 이런 문화 진짜 정착 안되나.
까놓고 말해서 본문에도 있는 내 알바경험처럼
그 시간 월급에서 까도 좋으니까 말이지.
가끔 퇴근이 무진장 그리울 때가 있더란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