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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대리일기 백한번째

2008년 3월 9일

[봉대리의 일기 백한번째 특집]

피부장의 20문 20답

1. 이름은?

피칠갑.

2. 이름이 특이한데 누가 지어준 이름인가?

할아버지 칠순 생일에 낳았다고 할아버지가 지었다. 참고로 할아버지는
일자무식에 가까운 분이셨다.

3. 나이는 정확하게 어떻게 되나?

아직 오십은 되지 않았지만 정신연령은 환갑을 지났다고 보면 된다.

4. 회사에 낙하산으로 들어왔다는데 사실인가?

낙하산이라니… 울 아부지가 하던 사채업이 망하는 바람에 이 회사 계열그룹하고
채무관계가 이상하게 얽혀서 들어왔을 따름이다. 뒷구멍으로 들어왔다고 눈치 엄청
주는데 여기까지 버텨온 걸 보면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5. 별로 그런 생각 들지 않는다. 대학도 기부금으로
들어갔다는데 사실 아닌가?

기부금 입학제도가 우리나라에 어딨나. 그냥 하는 말일 따름이다.

6. 당신이 입학한 후에 그 학교 울타리 공사를 새로
했다는데 사실이 아닌가?

우연의 일치였을 뿐이다.

7. 다시 당신 동생이 그 학교에 입학하면서 실험동을
새로 지은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말도 안된다. 역시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참고로 내 동생은 승마
특기생으로 당당히 합격했다.

8. 당신 동생이 비만으로 군대 면제된 것으로 아는데
그런 체격은 승마를 못하지 않는가?

대학 입학하면서 승마를 관두니까 살이 찐 것뿐이다. 여기가 무슨 인사청문회
자리라도 되나? 자꾸 이런 식으로 따지면 나 인터뷰 안한다. 돈도 안주면서…

9. 알았다. 다른 질문 하겠다. 결혼은 언제 했나?

아무 생각 없을 때 했다.

10. 그렇게 대충 둘러대지 말고 자세히 말해보라.

회사 다니면서 맞선 봐 결혼했다. 아버지 사업 망한 뒤라 재력있는 뇨자를 고르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이다.

11. 자녀는 어떻게 되는가?

16살난 딸내미 하나하고 11살 먹은 아들내미 하나다.

12. 평소 아들 얘기 들어본 기억이 없는데.

아 쒸바 졸라 따지니까 짱난다. 조기유학보내서 집에 엄따.

13. 조기유학이라… 성과는 있다고 보는가?

영어로 욕은 잘하더라.

14. 기습질문! 단란주점 미쓰 김과는 어떤 관계인가?

그런 걸 뭐 기습질문이라고… 여유있게 답해주겠다. 세컨드까지는 아니고
그냥 회춘용으로 가끔 건드릴 따름이다.

15.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신이 기획팀장으로 자질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물론이다. 다만 나는 사람을 잘못 만났을 따름이다.

16. 황대리 봉대리 얘기인가?

둘만이 아니고 전부 다 그렇다. 직원들이 알아서 착착 일하고 착착 겨다니고
결재도 알아서 다 받고 그런 사무실 분위기를 원한다.

17. 그런 사무실에 부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군기를 잡으려면 필요하다.

18. 술담배는 어느 정도 하는가.

술은 양주 스타일로 비싼 걸 좋아하고… 담배도 왠지 비싼 게 좋아보여서 양담배만
핀다. 리치라고 비싼 국산이 나왔다길래 피워봤더니 입맛만 버렸다. 국산은 비싸도
국산이더라.

19. 봉대리와 좋게 지낼 생각은 없는가?

가능한 일을 주문하라.

20.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봉대리 어떻게든 쫓아내고 좀 안정감있는 사원과 일해보는 것… 나는
꿈이 소박하다.

별로 소박하다는 생각이 안드는데… 어쨌든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정말 돈 안주나.

SIDH’s Comment :
백번째 특집에 이어붙인.
역시 소재 없어서 그냥 넘긴 케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