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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대리일기 백마흔세번째

2008년 8월 31일

[봉대리의 일기]

8/14 (월) 쨍쨍

날씨가 계속 덥다.
역시 광복이 지나야 더위가 싹 가실 모양이다.
내일은 광복절에… 이산가족 상봉도 있고…
여차저차 기념할 것도 많은데 개 한마리 잡아서 푸짐한
파티나 해봐야겠다.
…파티고 뭐고 혼자 방구석에서 뜯을텐데 뭘…
그런 내 신세가 처량하게 생각됐는지 황대리가 갑자기 술이나
한잔 하잔다.
요 왠일이냐?
마누라쟁이가 배가 잔뜩 부른 다음부터는 태교가 어쩌구
저쩌구 그러면서 술 한잔 입에 대지 않던 사람이…
하긴… 이젠 애기가 나왔으니까…
집에 데려다 놓은지 며칠이나 됐다고 또 술취해 들어가겠다는
건지 원…
뭐, 낼이 노는 날이겠다 오늘 뿐질러져보자!!!
…라고 생각한 건 순전히 내 생각이었고…
증말 가벼운 반주 수준에서 오늘 술자리는 끝났다.
날 더운데 괜히 열만 차네.
황대리가 술값 안냈으면 웃통벗고 광란의 질주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불쾌지수가 장난이 아니라서.
애 낳으니 이쁘나?
내가 이죽거리면서 물었지만 황대리는 행복한 미소로 답할
따름이었다.
엉. 좋앙.
그래… 지금은 좋겠지…
나도 우리 조카 첨 태어났을땐 이쁘고 신기하고 귀여웠는데…
그 놈이 잠자는 내 입에다 오줌을 싼 이후로는…
형수 몰래 걷어차는게 내 일과라네…
키워보면 진리를 알게 되리라~

[피부장의 일기]

8/14 (월) 돕다

날씨가 환장을 했나 왜 이렇게 더울까?
지금쯤이면 날씨가 싹싹 풀려야 정상일 것을.
광복절도 복날이라고 막판 무더위를 불사르고 물러가겠다는
건지 원….
태풍이라도 하나 올라와야 좀 덜할텐데…
망할놈의 대한해협 횡단팀이 태풍 오지말라고 고사를 지내서
이렇게 태풍도 안올라오나?
하여튼 에어컨이 없는 회사 바깥으로는 발 한짝 내밀기 싫은
그런 날씨다.
이렇게 더운 날씬데 봉대리와 황대리는 술 한잔 빨겠다고
쭐레쭐레 나가네.
이 더위에 술먹으면 더 더워 인간들아~
꼴보기 싫은데 확 내일 출근하라구 할까부다.
잘난 척 하기 좋아하는 이사는 뭐… 내일 이산가족의 만남에
대한 열망으로 한반도가 달아오르고 있다는 말같지도 않은
분석을 내놓아 사장에게 칭찬들었는데…
이산가족이 무슨 빠구리할라고 만나냐 뜨거워지게…
뭐 이산가족이랍시고 사람들 왔다리 갔다리는 하다만…
그게 뚜껑 열어봐야 아는 거지… 그런다고 통일이 오겠남?
난 어렵다고 봐… 북한놈들이 어떤 놈들인데…
저번에도 이렇게 이산가족 왔다리갔다리 하다가… 무장공비
내려와갖구 나가리 된 적 있지 않나?
이번에도 북한이 이런 식으로 화해무드 만들어서 남한 방심
시켜놓고… 뒤로는 딴 궁리 하고 있을 거야… 틀림없어…
빨갱이들을 믿다니…

SIDH’s Comment :
요 몇 주간 날씨가 더웠다 추웠다를 반복하더니
이제는 대충 낮에는 뜨끈, 밤에는 쌀쌀로 정리가 되는 모양.
복날 어쩌구 하던 때에 비하면 그래도 많이 선선해진 날씨.
여름이 물러가기 직전인데 송도에 착공식이 있어서 다녀왔다가 홀라당 타버려서
난데없이 피서 다녀온 몰골을 하고 있긴 하지만 어쨌든 여름이 가긴 가는 모양이다.
금방 추석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