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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SIDH의 10대뉴스

2007년 12월 31일

2007년도 한시간도 채 안남았는데
괜히 연말이라고 하면
지나간 한 해를 괜히 정리도 해보고 그래야될 것 같은
이상한 강박증이 생기나보다.

그런 맥락에서 작년 재작년엔 10대뉴스 어쩌구 하는 글도 썼었지만
올해는 유감스럽게도 10대뉴스는 커녕
5대뉴스를 꼽기도 벅찰 지경이다.

계속 반복되는 고민인데
왜 이렇게 사는게 재미가 없고 맨날 똑같으냐 이거다.
이거 뭔 군대를 다시 간 것도 아니고.

그래도 억지로라도 10개 꼽아보자.
쥐어짜보니 그래도 10개 나오긴 나오네.

첫번째, 집 샀다.

결혼도 안했는데 집부터 샀다. (그나마 빚지고…)
사실 사려면 작년 가을 이전에 샀어야 되는데 좀 늦었지.
그래도 명박이 아저씨 대통령 되는 걸 보니 아주 늦은 건 아닌 모양.
이 아저씨가 미친 척 하고 부동산값 폭등이나 시켜줬으면 좋겠다.
(이명박이 되면 빈부격차 줄어들고 서민들 잘 살게 될 거라고 생각하고 찍어준 사람들이 있는 모양인데 미친 거다. 전형적인 친재벌주의자한테 바랄 걸 바라야지. 그냥 나처럼 부동산에 돈 묻어놓고 나라가 망하거나 말거나 나만 돈벌게 해주세요 이렇게 비는게 정상이지)

두번째, 손가락 인대 부상.

홈페이지에도 상세한 보고가 있지만
농구하던 도중 오른쪽 새끼손가락 인대가 끊어져서
무려 6주간 부목을 대고 경과를 지켜본 결과
인대는 붙었으나 그 사이 손가락 근육이 굳어서
완전히 펴지고 구부러지진 않는 상태.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으니 그냥 산다.

세번째, 형 결혼.

나랑 직접적인 연관이야 없는 뉴스지만
형 결혼식날 어찌나 정신을 쏙 빼놓았던지
이거 한번 짚어주고 가지 않으면 안될 거 같아서.

네번째, 회사.

회사가 잘됐다고 말하기도 뭣하고 그렇다고 내가 뭘 딱히 해냈다고 말하기도 뭣해서 그냥 회사, 라고 썼는데
하여튼 이제 창립한 지 일년반 조금 넘은 회사가 그래도 빠르게 자리잡았다.
물론 회사 직원들(친구놈들 말고)하고 술먹으면서 이 회사가 이렇게 굴러가면 안된다고 나름 성토도 하고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시간적으로나 뭐로나 나름 자리를 잡고 있는 것도 사실.
덕분에 대충 연봉보다 천만원 정도 더 챙겨받게 된 게 결정적이고.
욕심부리지 말고 계속 이렇게만 하자고 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친구넘들은 욕심을 내는 것 같아서 내년이 좀 걱정된다.

다섯번째, 홈페이지 서버 옮기다.

나름 사연이 많은 일인데
이미 홈페이지를 통해 구구절절 쓴 적 있으므로 대충 줄인다.

여섯번째, 보석시계박람회 초대권 받다.

역시 홈페이지에 자세한 내용이 있지만
이젠 대충 잊혀져가는 홈페이지라고 생각했는데
이걸 찾아서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신기해서 꼽아봤다.
사실은 그것보다는 초대권 많이 받아서 건담팬을 포함한 몇몇 분들께 나눠드릴 기회가 됐는데
내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시는 분들께 뭔가 구체적인 보답을 드린 게 처음이라서
그런 의미만으로 본다면 좀더 높은 순위로 꼽을 수도 있을 거 같다.

일곱번째, 맞선 러시.

형을 장가보내고 부모님이 드디어 칼을 빼드셨다.
여기저기서 다양한 여자분들 잘도 붙여주시는데
정신못차린 자식새끼는 콧대 높이고 걷어차기 바쁜 상황.
(물론 그 와중에 간간이 걷어차이기도 했다)
얼른 생각해봐도 올해 만나본 여자분만 열 분은 거뜬히 넘는다.
그 덕분인지 연말정산 신청할 때 카드값 보니
작년보다 백만원은 더 나온 거 같더라.
꼭 그 이유만은 아니겠지만 하여튼.

여덟번째, 영화음악 파일 사고.

대충 한 천여 곡의 영화음악 파일이 서버째 통째로 날아가서
그거 복구하느라고 한 달 정도 세월아 네월아 했었다.
다시 그 짓 하기 싫어서 영화음악을 이제 그만 접을까 심각하게 고민도 했고.
(고민은 현재진형형)

아홉번째, 봉대리일기 연재 시작.

이거 연재하던 게 벌써 7년전.
나름 그때는 인기있던 컨텐츠였는데
(취업사이트 인크루트와 LG텔레콤에 동시연재했었으니까…)
지금은 확실히 별로 재미없다.
요즘 트렌드인 웹툰이나 동영상으로 만들면 그나마 좀 볼만할라나.

열번째, 사촌동생이 아들 낳았다.

얘가 시집갈 때는 솔직히 뉴스꺼리도 안된다고 그랬었는데
얘가 아들 낳아서 산부인과 병원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자니
이게 단순히 조카가 생기고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태어나서 살고 죽고 하는 문제에 대해서
뭔가 다른, 깊은 생각이 들더란 말이다.
그래서 열번째로나마 넣어봤다.
문제는 이런 걸 보면 결혼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어야할텐데.

대충 어렵게 10가지 뉴스를 골라봤다.
이렇게 고민할 줄 알았으면 틈날 때 여행이라도 다녀보는 건데.
아, 그러고보니 몇년 만에 도봉산에 올라가보긴 했네.
근데 그걸 뉴스라고씩이나 말하긴 뭣하고.
아, 홈페이지 10주년은 뉴스로 봐야되나 말아야되나?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종무식 때마다 새해에 바라는 10가지 소망(나중에 줄어들어서 5가지)을 발표하곤 했었는데
(처음 입사하던 해에 우리 본부 대표로 내가 발표했었는데 온 직원이 다 쓰러져버렸었다. 난 웃기게 쓴 적 없는데)

지나간 2007년은 뭐 이렇게 정리한다고 치고
하는 김에 턱 밑까지 다가온 2008년에 바라는 일이나 대충 적어볼까 한다.

역시 10가지는 좀 많고 다섯가지만 해볼까.
구체적으로 쓰긴 뭣하고 대충 두루뭉실하게.

우선 멀리건 가깝게건 여행을 좀 다녀봤으면 좋겠고

제대로 된 글을 못쓴 지가 벌써 한참이나 됐는데
(사실 올 연말에 여기저기 글을 쓸 곳을 알아봐뒀는데 한 줄도 못썼다는)
새해에는 좀 제대로 된 글 좀 써서 여기저기 넣어봤으면 좋겠고

영화음악 사이트, 건담 사이트 정말 이번엔 개편 좀 해야겠고

최근 들어 항상 하는 고민인 뭘 좀, 의욕적으로 주도적으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하나 남았는데 결혼 이야기 안하면 또 아버지가 댓글 다실테니
집이라고 사놨는데 전세 빼줄 돈이 모자란 관계로
전세금 채워줄만한 아가씨 하나 만나서 결혼도 했으면 좋겠고.

이상 2008년 소망까지 알차게 정리한
시대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