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SIDH의 10대 뉴스

어느새 한 해의 마지막 날이네요.
한 해가 금방 갔네… 싶어서 슬쩍 뒤돌아보니 한 해동안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좀 있었더군요.
야 이게 다 올 한 해 생긴 일인가? 싶을 정도로.
그렇다고 해서 10대 뉴스 선정하기가 더 쉽다거나 그런 건 또 없네요.
저 개인에 관한 뉴스보단 소윤이 뉴스가 많다는 것부터가 문제.
슬슬 제 인생은 없어지고 애한테 묶여사는 팔자가 되어가는가 봅니다.
1위부터 가보죠 어쨌든.

1. 이직

사실 처음 친구들이 차린 설계사무소로 들어갈 때는 여기서 내 캐리어를 마감한다는 생각이 강했죠.
(지금도 조금은 남아있음)
그런데 훌륭하신 대통령께서 4대강에 올인해주신 덕분에 관급공사가 확 줄어들면서 중소건설업체들이 아주 제대로 휘청휘청하셨고
2008년~2009년까지 재미 좀 본 걸로 버티던 설계사무소가 결국 여러가지 이유로 힘들어지면서
저도 제 살 길 찾기 + 친구 회사도 살릴 겸 다른 회사로 이직을 결심하게 된 거죠.
딱히 올해 올라온 글들이 별로 없다 싶은 이유 중에 가장 큰 이유가 사실 이겁니다.
나이는 먹고 오랜만에 IT계열 회사들로 유턴하려니 설계사무소에서 6년 썩어버린 게 마이너스만 되고
자리도 없이 길거리로 내몰릴 줄 알았는데 고맙게도 불러주는 곳이 있긴 있더군요.
내 평생 그런 적이 없었는데 세 군데서나 불러준 덕분에 골라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프로젝트 두 개 동시에 진행하느라 정신없었는데 지금은 좀 한가한 편이네요. 연말이기도 하고.

2. 소윤이 말배우기 시작

이른둥이로 태어나면 여러가지 합병증(?)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라면 하나인 것이 말이 늦는다는 거죠.
소윤이도 또래 + 6~7개월 늦은 애들까지도 말을 제법 잘할 동안 “엄마” “아빠”도 제대로 못하는 상태였는데
병원에서 언어치료를 권해서 시작하고, 계획대로 2학기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고,
그런 일련의 활동들이 도움이 됐는지 10월~11월부터 말이 부쩍 늘기 시작해서
지금은 또래만큼은 아니라도 어지간한 자기 의사표현은 하네요.
물론 아직도 한참 먼 단계라 엄마아빠가 눈치껏 알아들어야 하지만.

3. 소윤이 어린이집 다니기 시작

위에도 썼지만 소윤이가 이제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총선에 이기려고 여당이 무상보육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한 덕택을 아주 제대로 보고 있죠.
보육지원비를 어린이집으로만 준다니 애를 집에서만 데리고 있는 건 바보짓 밖에 안돼서
비록 맞벌이 부부는 아니지만 여기저기 어린이집에 지원서를 넣었는데 다행히 집 가까운 곳에서 연락이 왔네요.
처음엔 엄마 떨어지기 힘들어서 (사실 지금도 힘들어함) 고생을 좀 했는데
지금은 일단 엄마랑 헤어지고 나면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도 잘 놀고, 선생님 말씀도 잘 듣는다더군요.
집에만 오면 보상심리가 발동하는지 떼를 쓰는게 더 심해져서 문제지-_-;;

4. 장거리 운전 성공

그동안 딱히 그럴 일도 없었고, 굳이 그럴 필요도 없어서
자동차는 소윤이 병원갈 때나, 처갓집 갈 때나, 기타 어디 시내 돌아다닐 목적 정도로만 사용해왔는데
애도 좀 크고 하니 아이 데리고 좀 멀리 나갈 필요성도 생기는게 아닌가 싶어
추석 연휴 무렵 미사리공원 갔다온 걸 시작으로 가평에도 한번 갔다오고
서해안고속도로 타고 대천한화콘도에도 다녀왔네요.
덕분에 꽉 막힌 고속도로에 다섯시간 갇혀있어도 보고.

5. 소윤이 입원

아파서 입원했다기 보단 엄마 아빠가 한눈 판 사이에 엄마가 먹는 호르몬약 한 달 치를 먹어버려서
깜짝 놀라서 응급실에 데려갔더니 입원시켜버리더군요.
원래 아이가 이 정도 약을 먹었다면 호흡도 막 빨라지고 애 상태가 많이 안좋아야되는데
소윤이는 딱히 그런 증세도 없고 (다만 애가 조금 신나보일 뿐) 겉보기엔 아주 멀쩡해서
일주일 넘는 입원기간 동안 아주 나이롱환자 노릇 제대로 하고 나왔습니다.
쬐끄만 놈이 환자복 입고 자기가 직접 링거스탠드 끌고 다니면서 입원실 복도를 주름잡고 다니는데
좀 불쌍하기도 하고 그렇더군요.

그런데 올해 저희 집안 쪽에 안좋은 기운이 있었는지
소윤이도 그렇지만 어머니도 폐렴으로 입원하시고, 형님도 급성식도염인가로 입원하고,
사촌여동생도 폐렴으로 병원 신세를 지고 나왔네요.

6. 제주도 또 감

회사 관두고 다른 회사로 옮기기 전 일주일 정도 시간이 비어서
좀 무리긴 했는데 어차피 시기가 애매해서 (새직장에선) 여름휴가도 못 쓸 테니
여름휴가 땡겨서 간 셈치기로 하고 제주도 한번 더 날랐습니다.
날을 잘못 맞춘 탓인지 대부분 비가 온 날씨라 좀 김이 새긴 했는데
작년 가을만 해도 바다를 무서워하던 소윤이가
이번엔 우도 해수욕장에서 입이 귀에 걸린 상태로 바닷물 속으로 첨벙첨벙 뛰어들어가
주변 어른들이 걱정을 해줄 정도로 아주 잘 놀고 왔다는 게 조금 고무적인 일.

7. 위내시경 받음

올해부터 생애 전환기 검진대상인가 뭐 그게 걸려서
위암검사를 공짜로 할 수 있다던가 그렇더군요.
타이밍을 못잡고 있다가 일부러 월차휴가 받아서 검진받았는데
수면내시경 하면 몇만원 달라고 할 거 같아서 그냥 일반 내시경 받겠다고 했더니
우와~ 이게 사람 잡아도 제대로 잡는 일이더만요.
시간은 길어야 5분? 10분? 10분씩이나 걸리진 않은 거 같은데
먼저 목을 마취해야된다고 마취약을 분무기로 뿌려놓고 한 십여 분 대기할 때부터
꾸엑꾸엑 에취에취 킁킁 꾸엑꾸엑을 반복하면서 눈물콧물침 줄줄 흘리고 있다가
내시경 받으러 들어가서 옆으로 누운 뒤 굵다란 내시경이 목구멍을 쿡! 쑤신 뒤부터
다시 꾸엑꾸엑 끄으윽(트림 나옴) 꾸엑꾸엑 우우욱 끄윽끄윽 켁켁 꾸엑꾸엑을 반복하는데
그 와중에 내시경이 뱃속을 쿡쿡 쑤시는 기분은 왜이리 생경한지.
눈물콧물침범벅이 되어서 마치고 나니
두 번 다시 일반내시경은 못받겠다 싶더군요.
모르죠 그래도. 수면내시경 하는데 한 십만원 더 달라고 그러면 다시 일반할지도.

8. 핸드폰 업그레이드

작년에 싸구려로 후려친 갤럭시U 폰을 1년 남짓 쓰다가
요즘 새로 나오는 스마트폰들이 너무 탐이 난 바람에 그만
갤럭시S2가 갑자기 싸게 풀리는 시기에 잽싸게 갈아탔습니다.
덩달아 와이프도 그동안 스마트폰 안쓰다가 갤럭시S 끝물에 올라타고.
아울러 형님도 스마트폰, 아버지 어머니도 스마트폰… 완전 스마트폰 가족이 되었습니다.

9. 출판사 폐업

3년전, 형님 교과서 만들 목적으로 당시 다니던 설계사무소에 출판사 업역을 추가해서 출판사 신규등록을 했었는데
올해 설계사무소를 나오게 되면서 어쨌든 출판사 문제도 정리해야되기 때문에
12월부로 출판사도 폐업신고했습니다.
책을 그만 만드는 건 아니고 내년부턴 개인사업자로 출판사를 새로 등록해서 책을 낼 생각인데
새로운 직장 다니면서 책은 책대로 만들고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은 되네요.

10. 컴퓨터 고장

컴퓨터 고장이라는 게 뭐 그닥 대단한 뉴스는 아닐 수도 있는데 이건 좀 이색적인 일이라서.
먼저 7월 쯤에 집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타는 냄새가 나길래
여름이라 창문도 다 열어놓고 그랬으니 어디서 뭘 구워먹기라도 하나보다 그냥 그랬다가
왠지 집 안에 연기도 차는 것 같고 냄새도 왠지 가까운 곳에서 나는 것 같아서
뭐지? 하고 살펴보다보니 컴퓨터에서 연기가 풀풀 나오고 있더군요.
기겁을 해서 컴퓨터 전원 내리고 입으로 불어서 (물을 끼얹을 수는 없으니) 불을 일단 끈 후
컴퓨터가 좀 식기를 기다려서 뜯어봤더니 CD롬 드라이버와 커넥터 부분에서 불이 붙어 그때까지 아직 덜 꺼진 상태.
그 녀석도 마저 입으로 불어서 꺼버린 후 조심스레 뜯어보니 커넥터는 완전 녹아버렸고 CD롬 드라이버도 뒷부분은 완전 망가져버렸더군요.
원래 CD롬 드라이버를 2개 달아놓고 쓰기 때문에 일단 불타버린 놈은 빼놓고 다시 켜봤습니다.
컴퓨터는 다행히 잘 돌아가더군요.
그러구서 몇 달 뒤에 모니터가 갑자기 나가는 바람에 모니터 새로 사고
다시 한두 달 지나서 마누라 노트북이 또 맛이 가는 바람에 노트북 새로 사고
난데없이 컴퓨터용품으로 몇십 만원 지출이 생기긴 했는데
그런 것보다 CD롬 불타버린 일이 참 신기해서(지금도 왜 불이 붙었는지는 모름) 10대뉴스 끝자락에 올립니다.

홈페이지 워드프레스로 바꾼 것을 사실 10위 정도에나 넣으려다가 뺐습니다.
컴퓨터 불난 게 더 신기해서.

정리하고 보니 확실히 올해 이것저것 뭐가 많네요. 특히 작년과 비교해보면.
다사다난했던 와중에 그나마 좋은 일이 더 많았던 것 같아 조금 다행입니다.
(특히 회사를 옮긴 건 마누라에겐 최고의 희소식. 일단 월급이 나오니)
내년엔 과연 좋은 일이 많이 있을지 기대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이제 3년만 더 버티면 대운이 돌아온다는
시대가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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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esponses

  1. 만다린 댓글:

    ㅎ_______________^^.
    정말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네요.
    담부턴 수면으로 하세요~^^.
    맘 건강검진에 따라갔다 얼결에 수면했다는.

    새해 다복하시고, 가족 모두 건강하길 바랍니다.^^

  2. 헤즐럿 댓글:

    벌써 15주년 이시군요. 제가 이곳을 처음 드나들때가 고삐리였나 그랬는데 벌써 서른이 넘어버렸으니 헉헉.. 추억이 많이 있는 사이트인데 뭐 이런글 보시면 의자에 편하게 앉아 ‘자네같은 사람 많어 푸후후후’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올리시는 글들 보면서 나도 저렇게 멋지고 시니컬한(??) 어른이 되겠어 라고 결심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그 결심은 잘 지켜지고 있나 뒤돌아보게 되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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