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6일

오늘 오후에 업체 갈 일이 있어서 외부에 나와있었음.

잠깐 건널목 앞에 서있다가 햇볕을 피해 가로수 그늘 아래 서있으려고(본의아니게 유행가 제목이…) 움직이려던 찰나에
택시 한 대가 조용히 내 앞을 지나쳐 멈추더니
손님 한 명을 내뱉어놓더라.

아무생각없이 그쪽을 쳐다봤다가 다시 시선을 건널목 건너편으로 되돌리는데
뭔가 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나서 반사적으로 그쪽을 돌아봤더니
아까 멈춘 택시에서 내린 아주머니가 핸드폰으로 막 통화를 하면서 걸어가는 중이고
막 문을 닫은 택시는 붕 하면서 출발하려는 순간이고
아주머니가 방금 내린 자리에 여자분들이 보통 핸드백에 넣어서 다니는 크고 두툼한 지갑이(거의 다이어리 수준인) 떨어져있더라.

엇 저거 아주머니 껀가 부다 하는 순간
차들이 질주하는 도로에 뛰어들어 무단횡단을 해버리는 아주머니.
부르려고 하니 이 아줌마 여전히 핸드폰 통화중이라 부르나 마나 일 것 같고
지갑을 줏어들고 쫓아가자니 이미 아주머니는 절반 이상 건너간 상태인데 나하고 지갑 사이의 거리는 7~8미터 가량 떨어져있고
어어 하는 사이에 아주머니는 이미 내가 쫓아갈 수 없는 길 건너 저 편으로.

어떻게 해야 되나? 잠깐 고민하는 사이에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걸어와 지갑을 주워들고 청소차에 타고 가버리시데.
뭐 공무원이시니까 알아서 잘 찾아주셨으리라 믿고 있음.
회사에 들어와서 얘길 했더니 환경미화원이라고 다 믿으면 안된다! 라는 의견이 지배적이긴 했지만.

뭐가 그렇게 급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택시요금 지불하고 도로 가방에 넣는다는게 위에 걸쳐져있다가 서둘러 내리는 과정에서 떨어지신 모양인데
그 와중에 한 손에는 핸드폰 들고 뭐라고 열심히 통화하고 계셨으니… (택시에서 내릴 때 이미 통화중이셨음) 더 정신없을테고…

운전 중에 핸드폰 사용하면 사고 위험 높아서 안된다고 하더니
돈 내거나 길 건너거나 할 때도 핸드폰 사용하면 안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음.

하루에 핸드폰으로 한 통화 할까말까하는
시대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