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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 출생 + 10일

2010년 1월 22일

2010년 1월 13일, 생후 1일
오후 2시 6분 58초 출생. 바로 신생아중환자실 입원.
미숙아에게 행해지는 기본검사 받고 (결과는 나중에…)
폐까지 직접 연결되는 강력한-_- 호흡기를 달았음.
할머니 보는 앞에서 숨을 헐떡거리며 딸꾹질을 해 할머니 마음 아프게 함.
덩달아 소아과 주치의 선생님은 미숙아에게 일어날 수 있는 오만가지 잡병들을 다 늘어놓아
가뜩이나 겁이 많은 할머니 놀라게 하심.
황달 방지를 위한 광선치료 시작.
담당 간호사로부터 필요한 물품(티슈+물티슈+기저귀) 보급을 명받음.

강이


2010년 1월 14일, 생후 2일
미숙아용 분유로 식사 시작. 아직은 2cc 정도.
소화가 잘 안돼서 좀더 지켜보기로 했다고 함.
호흡 상태는 좋아지는 것 같고 아이가 호흡기를 불편해하는 것 같아
빠르면 내일이라도 호흡기는 한단계 낮은 걸로 교체할 수 있다고 함.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된 엄마가 처음 강이와 만남.
아이 항체 검사에 감염요인이 있어 정밀감염검사 들어갔다고 함.

2010년 1월 15일, 생후 3일
호흡기를 코에 끼우는 방식으로 교체.
심장 판막이 아직 닫히지 않아서 심장 판막 닫아주는 약을 투여 중.
대신 약을 투여할 동안은 금식.

2010년 1월 16일, 생후 4일
엄마 초유가 나오기 시작함.
강이가 금식중이라 아직은 못먹겠지만
얼른 심장이 닫혀서 엄마 젖 먹을 수 있기를 바라며 냉동해서 중환자실로 갖다줌.
그런데 갖다주러가니 심장 판막도 닫혀서 다시 분유 먹고 있다고 함.
그러나 소화를 잘 못시켜서 다시 잠깐 금식.

2010년 1월 17일, 생후 5일
다시 소화력이 좋아져서 6시간마다 2cc씩 엄마젖 먹기 시작.
그 와중에 아영이고모가 애기를 낳아서 집안이 또 한바탕 난리.
닷새 빨리 나와도 언니는 언니겠지?
강이는 워낙 활동적이라 인큐베이터 안을 열심히 (몸부림치며) 싸돌아다니는 중.
간호사의 좀 과장섞인 말에 따르면 밖으로 튀어나올 뻔 했다고.
뱃속에선 얌전하더니 왜 나와서 이러는 건지.

2010년 1월 18일, 생후 6일
강이 감염검사 결과를 아무도 얘기안해줘서 물어보니
아무 이상없었다고 함.
이상없으면 아무 얘기도 안하는 곳인가 봄.
그러고보니 주치의란 분도 처음 두 번 보고 못봤는데
무시무시한 이야기할 때만 나타나는 것 같음.
안보는 게 피차 좋을지도.
체중도 조금씩 늘고 먹는 것도 잘 먹고 있는 중.

2010년 1월 19일, 생후 7일
체중이 처음보다 많이 불어서 940g이 됨.
1kg이 빨리 넘어야될텐데.
서맥이 살짝 지나가는 중인데 기관지에서 가래 같은 분비물이 좀 나온다고 함.
하지만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산소호흡기 농도도 많이 낮아짐.

강이

2010년 1월 20일, 생후 8일
한쪽눈만 살짝 떴다고 함.
광선치료도 끝나서 이젠 지긋지긋하게 하고있던 안대도 졸업.
젖먹는 간격도 6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어들었다고.

2010년 1월 21일, 생후 9일
양쪽 눈을 다 살짝 떠봤다고 함. 하지만 아빠한테는 안보여줌.-_-
그대신 아빠 앞에서 북북 기어 10cm 정도 전진하는 모습 보여줌.
오늘 체중은 960g.
산소호흡기는 거의 바닥까지 농도가 내려감.
첫주 입원비 나옴. 백만 단위임.-_-

강이

2010년 1월 22일, 생후 10일
먹는 양이 4cc로 늘어남. 간격은 여전히 3시간.
40cc는 먹어야 퇴원할 수 있다고 함. (아직 멀었구나…)

얼렁뚱땅 태어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열흘이나 지났음.
이렇게 하루이틀 지나다보면 건강하게 퇴원하는 날이 오겠지.
그때까지 엄마아빠는 미처 사놓지도 못한 출산용품 준비나 해놔야될 듯…

하루하루 딸내미 안아볼 날만 기다리는
시대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