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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이 나오는 영화 베스트 5

2000년 4월 17일

1. 신부의 아버지 Father of The Bride (1950)

스티브 마틴이 주연한 1991년 판이 아닙니다. 스펜서 트레이시,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나오는 케케묵은 영화죠. 이 영화는 최근 작품보다 좀더 현실적인 문제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만 빼면, 거의 다를게 없습니다. 갑작스러운(?) 딸의 결혼과 그에 따른 문제를 풀어나가는 아버지… (이 영화에서는 금전적인 문제도 상당히 비중있게 다뤄진 듯) 결혼식마다 화려한 주연배우인 딸을 식장으로 에스코트해가는 비중있는 조연, 신부의 아버지를 생각하며 이 영화를 골라봤습니다. 최신작보다 이 묵은 영화를 고른 이유는… 신부가 더 이뻐서…


2. 뮤리엘의 웨딩 Muriel’s Wedding (1994)

코믹하게 보이는 결혼식이라면, 이 영화의 결혼식 장면이 빠지지 않을 거라고 단언합니다만. 평생 결혼이라곤 못할 거 같던 추녀 뮤리엘의 결혼식(사기결혼이긴 하지만) 장면에서 떨떠름한 신랑과 행복해 죽을라고 하는 신부의 표정의 부조화. 그때 울려퍼지는 ABBA의 I Do I Do I Do라는 노래… (외국에서 신랑신부한테 신랑은 어쩌구… 하겠습니까? 라고 물어보면 I Do 라고 대답하죠. Yes보다 강한 긍정이라나 뭐라나…) 분위기 자체가 코미디 아니겠습니까.

3. 졸업 The Graduate (1967)

영화 속의 결혼식! 이라는 주제로 쓴 글 중에서 졸업을 빼먹은 건 아마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지간하면 이거 빼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뺄 수가 없는 영화사의 명장면이라… 넣었습니다… 숱한 영화/드라마/코미디/광고에서 패러디해먹은 결혼식장에서 신부 날치기하기… 옛날에는 이런 일이 하도 흔해서, 신랑 왼쪽에 신부가 서는 이유는 신부를 나꿔채가는 놈하고 신랑이 칼을 뽑아서 싸우기 쉬우라고 그런 거랍니다… 신혼여행도 원래는 신부를 누가 훔쳐갈까봐 도망치는 거에서 유래됐다고 하던데…

4. 당신이 잠든 사이에 While You Were Sleeping (1995)

결혼식장에서 신부를 훔쳐내는 것만큼이나 영화에서 극적으로 잘 써먹는 장면이 있죠. “신랑은 신부를… 평생 아끼고 사랑하겠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아니오”라고 대답하는 경우. 딱히 다른 영화가 떠오르지 않아 이 영화를 뽑아봤습니다. 오래 마음에 두고 살아온 남자였지만, 그가 잠든 사이에 그의 동생과 사랑하게 되고, 결국 그와의 결혼식에 사실은 그의 동생을 사랑한다고 고백해야되는 아주 복잡한 로맨틱코미디입니다. 그리구 개인적으로, 시간이 임박해서 코트도 못벗고 입장하다가 다시 들어오는 산드라 블록의 모습도 재밌었고.

5. 마네킨 Mannequin (1987)

사랑하는 연인이 우여곡절 끝에 맺어짐다… 이렇게 끝나는 영화는 사실 연인의 결혼식으로 엔딩을 처리하는게 가장 무난한 결말이죠. 케빈 코스트너의 로빈 훗도 그렇고… 다른 영화들은 갑자기 기억이 안나는데… 하여튼. 마네킨의 엔딩도 백화점 디스플레이어인 남자주인공과 마네킨에서 부활한 여자가 바로 진열창 안에서 결혼식을 하는 장면으로 끝나죠. Starship의 Nothing’s Gonna Stop Us Now가 백으로 흐르고… 진열창 안에서 결혼을 한다는 독특함보다, 제가 좋아하는 노래가 흐른다는 것보다 이 장면을 선택한 가장 강력한 이유는, 신부가 던진 부케를 호모인 흑인이 받는 장면때문입니다… 자막 올라가는 도중에 컷도 나눠지지 않은 장면이라서 일찍 일어나는 관객들은 죄다 놓친 장면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