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음의 행로 Random Harvest (1942)
<기억상실증>이라는 테마에 관한한 고전으로 꼽히는 명작입니다. 부자고 명문가인 남자가 전쟁 중에 총상을 입어 기억을 잃게되고, 그를 간호해주던 여자와 사랑에 빠져서 둘이서 행복하게 알콩달콩 살던 중… 우연히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옛날 기억은 되살아나고 간호사와 살던 기억은 잊어버린다는… 이제는 너무나 익숙하게 느껴지는 스토리라인으로 무장한 영화지요. 결말 또한 당연히 해피엔딩이고… (몽창 다 기억나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쨌거나 <기억상실증>을 논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라 일단 소개합니다.
2. 메멘토 Memento (2000)
최근에 개봉한 탓에, 이 영화 역시 <기억상실증>에 관한 대표작 정도로 여겨지고 있지요… 기억이 10분밖에 지속되지못하는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남자의 영문모를(?) 복수극을 그리고 있는데, 첫장면에서 주인공이 왠 남자를 쏴죽이는 모습을 보여준 뒤 주인공이 왜 이 남자를 쏘게 되었는지를 거꾸로 추적해간다는 스토리의,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보면 뒷골깨나 잡아당겨주는 영화입니다… “단기기억상실증”이라는 특이한 소재도 그렇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독특한 구성도 그렇고… 이래저래 여러 사람들의 입에 꽤나 오르내렸던 작품이죠.
3. 열혈남아 As Tears Go By (1989)
이 영화는 뭐 <기억상실증>을 메인테마로 삼고있는 영화는 아닙니다만… 기억상실증에 걸린 유덕화와 그가 자신을 알아봐주기를 바라는 옛 연인 장만옥의 모습이 많이 기억에 남는 영화라서 한번 꼽아봤습니다. 영화를 본 지가 오래 돼서 정확히 기억은 안납니다만, 유덕화가 기억을 되찾았다, 뭐 이런 결말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는지도.
(위 장면에서 흘렀던 노래가 아마 왕걸의 “망료니 망료아”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만…)
4. 헨리 이야기 Regarding Henry (1991)
시큰둥하게 본 영화입니다만, (영화의 재미를 떠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되씹을게 많은 영화입니다. 기억상실증에 걸렸던 남자가 기억 – 자신의 옛날 모습 – 을 조금씩 되찾아가면서 자신의 옛날 모습에 대해 후회하고 개과천선한다, 뭐 그런 내용인데, 결론적으로 성선설에 바탕을 둔 영화 같거든요… 뒤집어서 말하면 이 세상 악당들 죄다 붙잡아서 기억을 싹 밀어버리면 세상에는 평화가 올지도…? 아뭏든 제가 보기엔 기억상실증에 대한 활용도가 좀 특별했던 영화로 기억되서 꼽아봤습니다.
5. 당신이 잠든 사이에 While You Were Sleeping (1995)
이건 엄밀히 말하면 기억상실증과 하등 상관이 없는 영화죠. 그저 제가 꼽아본 이유는, 산드라 블록이 짝사랑하던 남자가 사고를 당하고 깨어난 뒤 자신도 모르는(당연히 모르는) 여자 – 산드라 블록이 자신의 연인이라고 나타난 상황에서 모르는 여자라고 사실대로 말했는데도 기억상실증으로 오인받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서… 실생활에서는 거의 보기 힘든 기억상실증인데 (건망증은 상당히 많이 볼 수 있지만…) 엄한 상황만 닥치면 기억상실증을 잘도 갖다붙이는 게 꼭 영화 속에서만은 아니더라,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