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송파구청장배 농구대회 예선이 오늘 끝났음.
예상대로 우리팀은 2전 전패 탈락.
다음주 일요일에 8강전 4강전 결승전이 연달아 열린다고 하지만
우리팀과는 상관없는 이야기.
잠깐 정리해보면
일단 내 임무는 주전센터의 체력비축을 위해 남은 시간을 때우는 백업센터.
고로 팀이 나에게 원하는 역할은
상대팀 주전센터의 체력을 떨어뜨리고
팀파울에 걸리지 않는 한 잦은 파울로 공격을 끊어주고
상대팀 백업센터에게는 밀리지 않는 것, 뭐 요정도.
그럼 요 역할에 충실했느냐. 그럴리가.
먼저 첫경기.
백업센터에 여유가 있는 편이었는데 일단 2쿼터 말미부터 출장.
2쿼터는 뭐 별로 해본 것도 없이 바로 끝나서 좀 쉬다가 바로 3쿼터.
제법 날랜 동작으로 “내 자리”(라 함은 내가 던지면 거의 백발오십중 들어가는, 자유투 라인에서 한걸음 반 정도 앞으로 나와 두걸음 옆으로 걸어간 자리)로 파고들어 가드에게 손짓을 했더니
가드 역시 정확히 나를 보고 송곳같은 패스를 넣어줬는데
그걸 놓쳐서 아웃시키고 나서부터 헤매기 시작.
정신차려보니 상대방 주전센터가 달려들고 있길래 그냥 부딪혀버렸음.
바로 휘슬 울리고 심판이 날 가리키네.
6번 푸싱 파울.
다시 공격권을 상대팀이 쥐게되고 볼이 또 중앙으로 투입되길래
슛하려고 올라가는 주전센터를 같이 떠서 받아버렸음.
바로 두번째 파울.
이게 자유투로 연결되어 첫골 넣고 두번째 실패한걸 다시 리바운드해 득점. 결과적으로 3실점짜리 파울.
그냥 한골 먹을걸 그랬나.
그리고 교체되서 푹 쉬었음.
공식기록지에 보니 깨애~끗하고 파울 두개 달랑.
그리고 오늘 두번째 게임.
상대팀은 첫번째 게임에서 우리팀을 30점차로 박살낸 팀을 다시 30점차로 박살낸 팀.
그러니까 산술적으로는 우리팀하고 60점차 나는 팀.
첫경기에서 질려버렸나 선수도 세 명이나 덜 나온 상황.
백업센터는 달랑 나 하나.
승부에 눈이 먼 우리 감독 아자씨는 상대가 상대니만큼
주전급을 풀로 돌릴 것을 공언.
결과적으로 이게 패착.
1쿼터는 동점까지 두번 이루는 등 제법 선전했고
2쿼터는 조금씩 리드를 뺐겼지만 따라갈 여지가 남아있었는데
3쿼터부터 우리팀 슛이 난사기미를 보이면서 점점 벌어져
4쿼터에는 걷잡을 수 없게 되어있었음.
그 상황에서 그때까지 풀로 뛴 주전파워포워드 대신 (센터도 아니고-_-) 내가 투입.
그리고 잠시 후 파워포워드가 바로 다시 들어와 결과적으로 트리플타워 구축.
들어가자마자 항상 내가 하는 일은 “내 자리” 찾기.
“내자리”에 들어갔다가 여의치 않아 도로 나오려는 순간 파워포워드가 나한테 패스.
상대팀과 잠깐 엉켰다가 어찌어찌 내가 공을 획득했는데
그 순간 사방이 정지하고 주위 사람 꼼짝안하고 나하고 골대만 보이더라는.
던졌지.
깨끗하게 들어가더만.
바로 탄력받아서 다음 수비에서 리바운드 하나 따주고
상대팀 공격할 때 골밑에서 열심히 저어줬더니 상대팀이 막 소리질러대고
(파울휘슬 유도하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막 패고 있었음)
그러나 가뜩이나 벌어진 점수차에 사회인농구대회 특유의 유연한 경기운영을 보여준 심판 아자씨들
절대 파울 안불더군.
어디까지 안부나 볼려고 레이업 들어오는 상대선수 왼팔을 강하게 쳐버렸는데
그것도 안부네?
이쯤되면 봐주는 거죠 ㅠㅠ
다음 공격에서 또 “내자리” 찾아가는데 패스가 들어와서 또 상대팀하고 엉키고
또 어떻게 그 공을 내가 따냈는데 이번에도 사방이 조용하네.
던질까 하다가 3초 걸릴 것 같아 도로 빠지면서 패스하는데
패스미스.
패스해줄 사람을 1초 정도 쳐다보다가 패스해줬으니 안뺏기면 이상하지.
그 상태에서 타임아웃.
4분 정도밖에 안뛰었는데 초죽음 일보직전.
(여기서 4분은 실제 4분이 아니고 경기가 진행되는 시간이 4분. 실제로는 자유투 상황도 있고 아웃오브바운드 상황도 있고… 뭐 그래도 6~7분을 넘진 않겠지만)
상대팀이 워낙 잘하다보니 그 페이스 따라다니다가 결국 다 지쳐쓰러졌다는게 오늘의 결론.
그래서 스코어는? 50점차.
이상 송파구청장배 사회인농구대회 출전한 저의 통산기록은
2득점 (슛성공률 100%. 슛을 딱 한번밖에 안던졌으니까)
1리바운드
2턴오버
2파울
이 되겠습니다.
당분간 슛성공률 100%를 유지하기 위해 어디 대회 나갈 생각없는
시대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