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찾아오는 (최근엔 잘 안찾아오긴 했지만) 수능한파.
오늘(11월16일)도 어김없이 수은주는 영하를 발라주시고
전국의 수많은 수험생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자기 인생을 결정지을(혹은 그럴 거라고 믿는) 종이쪼가리를 붙잡고
알던가 모르던가 답안지를 까맣게 채우고 있겄지.
현실은 현실이다. 라고 인정해버리면 그만이지만
이렇게 고등학교 3학년때 하루 딱 보는 시험으로
자신의 인생이 좌지우지된다는 것이(혹은 그렇게 된다고 믿는 것이)
정말 타당한 일인가.
대한민국의 모든 대학과 학과를 일렬로 줄세우고
다시 대한민국의 모든 고3학생들을 일렬로 줄세워
차례차례 순번에 맞는 대학/학과에 학생들을 집어넣는 방식.
그리고 그 대학에 따라 자신의 인생이 결정지어진다는 믿음.
그 믿음이 강남의 8학군을 낳았고, 강남의 부동산가격폭등을 낳았고, 엄청난 사교육비 시장과 공교육 몰락을 낳았고,
하여튼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점은 어쩌면
저 믿음에서 기인한 것일지도.
언젠가부터 수능시험을 쉽게 출제하는 쪽으로 교육부가 가닥을 잡아가고 있었는데
줄세우기에 혈안이 된 대학들이 변별력 어쩌구 하면서 반발해주신 덕에 그마저도 요즘은 흐지부지.
본질을 건드리지 못하고 곁가지만 자꾸 건드리다보니
늘어나는 것은 오히려 새로운 사교육시장.
덕분에 본인은 사교육회사와 부동산회사를 넘나들며 잘먹고 잘살고 있긴 하지만,
저 믿음. 언젠가 무너지지 않으면
대한민국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그래도 지금 수능보는 세대들은 올해안에 쇼부를 봐야할겁니다. 08년 수능부터는 시험제도가 뒤집어져 논술과 면접으로 당락이 결정되게 되니 수능점수에 올인할수 있는 지금이 그나마 낫다고 봐야겠죠
공무원 아니랄까봐 교육부 얘기랑 비스무레하게 하누만.
그게 말처럼 그렇게 되면 교육문제가 이 지경이 아니지.
시대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