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던 국민학교에는 교내에 작은 동물원이 있었다. 뭐 토끼나 닭, 부엉이, 이런 덩치작은 동물들을 우리에 넣고 아이들에게 관찰시키자, 뭐 그런 취지였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애들이 좀 개구진 탓인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동물들이 그리 오래 버티지 못해 내가 졸업할 때쯤에는 결국 동물들이 한마리도 남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거기에는 나도 공을 좀 세운 게 있는데, 토끼가 두 마리인가 남아있었을 때 아무 생각없이 내가 먹고 남은 쵸코파이 껍질을 토끼 한 마리한테 먹였었더랬다. 나는 걔가 잘 받아먹길래, 그거 먹어도 되는 줄 알았다. 염소도 종이 먹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