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거나 말거나지만, <황금돼지해>라고 떠들썩하길래 속는 척 특집(?)으로 준비했습니다. 마침 이런 주제로 영화 소개한 매체들이 많더군요. (하여튼 할일없는 인간들)
1. 붉은 돼지 紅の豚 (1992)
주인공 포르코가 “돼지냐” “인간이냐”를 따지자면 대책없고… 그냥 돼지다, 라고 생각하고 주제 잡은 거니까 쭉쭉 갑시다. 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가 자신의 분신이라고까지 말했던 비행기조종사 포르코 로소가 이런저런 사연으로 자신에게 마법을 걸어 돼지의 모습을 하게 된 이야기인데… 마지막 장면, 피오의 키스 이후 마법이 풀렸는지 안풀렸는지는 그냥 수수께끼로 남습니다. (풀렸을 거라는 뉘앙스를 심하게 주긴 합니다만) 하여튼, 저팔계 이후로 인간미 넘치는 돼지 캐릭터는 처음이라서.
2. 웰컴 투 동막골 (2005)
돼지가 뭐 주인공이거나 그런 건 아닌데, 영화 중간에 멧돼지 잡는 장면이 제법 재미있게 찍혀있고, 영화 전체 내용에서도 멧돼지 사냥 이후 초반의 갈등이 해소되는 식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돼지의 역할이 꽤 크죠. (마지막엔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남/북/미군간의 완전갈등해소까지 담당합니다) <스윙걸즈>에 나오는 멧돼지씬과 비슷해서 표절이다 아니다 논란도 있었다는데, 제가 보기엔 멧돼지한테 쫓기는 장면 정도를 빼면 글쎄 뭐가 비슷하다는 건지.
3. 스윙 걸즈 Swing Girls (2004)
말 나온 김에 <스윙걸즈>까지 훑고 갑시다. 사실 멧돼지가 나오는 장면만 놓고 보면 <웰컴 투 동막골>보다 <스윙걸즈>의 그것이 더 제 취향인데, <…동막골>에서 멧돼지 장면이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스윙걸즈>에서의 멧돼지 씬은 전체적인 비중을 보면 그냥 코믹씬 정도(물론 덕분에 악기를 장만하긴 하지만)에 그친다는 생각에 이넘을 한 계단 내렸습니다.
4. 베이브 Babe (1995)
무작정 “돼지가 나오는 영화 베스트”를 뽑으면 아마 제일 많이 1위로 뽑힐 영화겠죠. 저는 4위입니다. 이것도 별로 뽑고 싶지 않았는데 돼지가 나온 영화가 별로 생각나는 것이 없어서 4위입니다. 미국에서는 꽤 히트친 작품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제법 유명하긴 한데, 글쎄 우리나라 정서랑 안맞는 부분이 있는 건지, 애들 영화라는 생각으로 사람들이 많이들 안본 건지, 흥행에선 별로 재미를 못봤다는 군요. 저도 극장은 아니고 나중에 TV에서나 본 거 같은데… 나름 재밌기는 했습니다만 뭔 애들같이 그런 영화를 보냐고 어머니가 한 소리 하시긴 하더군요.
5. 거미집 Charlotte’s Web (1973)
“어렸을 적 본 만화영화 베스트”에도 이놈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만, 새삼 지금 다시 소개하는 이유는 물론 주인공이 돼지여서이기도 하지만 최근 다코타 패닝이 주연을 맡아 (얘는 더빙이 아니고 직접 등장) 실사영화로 제작되었다는 소식이 있어서입니다. (조만간 국내에도 개봉한다던데) 일본에서야 애니메이션을 실사영화로 다시 찍는 일이 빈번합니다만 헐리웃에서도 그런 일이 있다니 참 신기합니다. (물론 원작동화가 있는 걸로 알고 있으므로 진짜 실사화는 아닙니다만. 동화 원작자가 <스튜어트 리틀>의 원작자이기도 하죠)
우에노 쥬리와 강혜정 중에 누가 취향입니까?
몸매는 우에노 쥬리가 더 좋은 거 같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