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싸이코 Psycho (1960)
아.. 목욕이 아니고 샤워입니까…? 따지지 맙시다 -_-
영화 속 샤워장면이라고 하면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영화가 바로 <싸이코>죠. 개봉 당시 수많은 여자들이 목욕을 안하게 만들었다던 그 전설의 장면… 사실 여주인공이 샤워를 하고, 어떤 남자가 그 모습을 훔쳐볼 때까지만 해도 에로틱한 코드로 가고 있었는데 말이죠… 난데없이 샤워커튼을 확 제껴버리고는 칼로 숨뻥숨뻥 쑤셔버리는 장면은 거 참… 이 장면 때문에 일부러 영화를 흑백으로 만들었다는 소문까지 있을 정도니까요.
2. 천녀유혼 (1985)
목욕장면이라고 하기 보다는 욕조에서의 키스씬으로 더 널리 알려진 영화입니다만… 따지지 맙시다 -_-
목욕하는 장면…이라는 컨셉 자체가 여성의 몸을 최대한 활용하에 영화의 에로틱 코드를 높이겠다는 불순한-_- 의도를 품고 있는 것이 사실일텐데, 천녀유혼의 목욕통 장면은 여배우의 등짝(엉덩이까지도 아니고…)만 보여주고 맙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전제가 남자배우인 장국영은 “다봤다”라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겨버린다는 거죠. 흐흐흐… 참으로 동양적인 에로틱코드라고 할 수 있지 않습니까?
3. 스타쉽 트루퍼스 Starship Troopers (1997)
폴 버호벤 감독이 이 영화 찍으면서 중간에 나오는 이 목욕장면에 상당한 애정을 기울였다는 군요. 그런데 등급관계로 이 장면이 삭제되어 개봉된 나라가 많답니다. (대표적인 나라 우리나라…) 뭐 목욕장면에서 이것저것 막 보여주는-_- 것도 아니고, 단지 훈련병들이 단체로 샤워하는 장면에 모든 배우들이 홀딱 벗고 촬영에 임했다는… 정도로는 이해가 잘 안가시겠죠? 그 모든 배우는 남녀를 가리지 않았답니다. 남녀배우들을 모조리 홀딱 벗겨갖구 목욕탕에 밀어넣는게 어디 쉬웠겠습니까? (이 장면을 기어이 보려고 와레즈에서 다운까지 받았음)
4. 캐리 Carrie (1976)
공포영화에서 샤워장면이 남발되는 느낌은 분명히 있습니다. 물론 앞에서 말한 이유 – 여자들 벗겨서 돈벌이에 보탬 좀 되어보자는 – 가 다분하겠지요마는… <캐리>는 좀 다른 경우라 하겠습니다. 영화 시작하자마자 여학생들의 샤워장면에서 주인공 캐리의 첫생리장면으로 바로 이어지고 거기서부터 모든 일이 시작되는 거니까요… (샤워하다가 갑자기 피가 뚝뚝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이건 왠 <싸이코>의 아류냐… 했더니 생리라네요… 무슨 영화 초반부터 반전이란 말입니까) 하여튼 그 음침한 분위기의 샤워장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5.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1997)
마지막은 확 비틀어보는 옛날 습관이 오랜만에 나왔습니다. 돼지가 되어버린 부모님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마녀 유바바에게 이름을 빼앗긴 센이 취직한 곳이 바로 “귀신들의 목욕탕”이었죠! 명패를 주면 특수한 약수를 내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역시 오물신(알고보니 강의 신)을 목욕시키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냄새난다며 오바해대는 영화 속 캐릭터들이 어찌나 실감나던지 극장에서도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는… (쓰다보니 극장에서 향수를 뿌려댔다던 모 영화가 생각나네)
5편 고르느라 힘들었습니다… 무슨 목욕장면이 나오는 공포/에로영화들이 그렇게 많은지… <드레스드 투 킬> <영자의 전성시대> 기타 등등의 영화들이 빠진 것이 아쉽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