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건물인가?
몇 년 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소위 “7성급호텔”이라는 이름으로 돌아다닌 사진을 많이들 보셨을 게다. 언뜻 보기에도 그림이 꽤 괜찮은 호텔이라 “실제로 있다, 없다”가 논란이 될 정도였던 그 호텔, 바로 버즈 알 아랍(Burj Al Arab)호텔이 되시겠다. (버즈 알 아랍은 “아랍의 탑”이라는 뜻)
버즈 알 아랍 호텔은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시내에서 남쪽으로 15km 떨어진 주메이라 해변에 위치해있고, 해변에서 약 280m 떨어진 인공섬 위에 지어져 육지와는 다리로 연결되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높이는 321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텔이며, 28층에 위치한 헬기 착륙장과 200m 상공에 있는 공중에 매달린 듯한 레스토랑이 특히 눈길을 끌어 인기가 높다. (이 헬기 착륙장에서 테니스 선수 안드레 아가시가 시범경기를 하는 모습이 CF로 방영된 적이 있다. 골프 선수 타이거 우즈도 여기서 드라이버샷을 날리는 장면을 찍어 CF로 내보냈었고) 전용 잠수함을 타고 가야하는 물밑 레스토랑이 있는가 하면 로비를 둘러싼 60층 규모의 대형 수족관에는 500여종의 희귀 동-식물이 있다고 한다. 모두 28층에 객실은 202개에 불과하지만 모두 2층으로 된 스위트룸이고 아라비아해를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2개는 로열 스위트룸, 최대 실면적 166평형이란다) 가장 작은 스위트룸에 있는 전화기만 14대라던가. 공식 숙박비는 5,500~37,500디르함(약 152만원~1002만원 정도)이라고 하는데 일부 보도-_-에 따르면 최고급 로열 스위트룸의 경우 35,000만원에 달한다고도 한다. 그냥 구경만 하려면-_- 입장료 200디르함(6~7만원)을 내야한다. 공항에서 호텔까지 손님을 모시기 위해 롤스로이스와 헬리콥터가 동원된다니 뭐 그 정도 돈을 내야겠지만. (특이하게 바다를 통해 요트로 들어오는 손님을 위해 50척 정도의 보트가 정박할 수 있는 계류장도 별도로 있단다)
건물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돛 모양의 표면은 두 겹의 테플론 코팅이 된 유리섬유 직물로 구성되어, 낮에는 하얗게 빛나다가 밤에는 무지개 빛을 발산하는 캔버스로 활용되어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항상 끝에다가 이렇게 “했단다”식으로 맺어야하는 이 마음, 너무 아프다)
끝으로, “7성급호텔”로 알려졌지만 공식적인 호텔의 등급은 별5개로, 다른 별5개 호텔에 비해 훨씬 더 좋다,는 의미로 그냥 부르는 말이라고 한다. (현재 “7성급호텔” 소리를 들을만한 호텔은 바로 이 버즈 알 아랍 호텔과 브루나이에 있는 엠파이어 호텔, 두 군데를 꼽는다)
어떻게 지어졌나?
호텔이라는 게 뭐, 사람 꼬이고 돈 꼬이면 짓는 거 아니겠나. 그런데 아무리 머리 굴려봐도 평평한 사막 말고 별로 사람이 꼬일리 없어보이는 중동의 바닷가에 왜 저리 비싼 호텔이 들어가셨는지 잘 모르겠어서 이것저것 뒤져봤더니, 두바이가 옛날부터 아시아-아프리카-유럽을 잇는 자유무역항으로 유명한 곳이란다. 그러다보니 낮은 관세와 각종 면세, 입국 비자 면제 등의 혜택이 자연스럽게 뒤따르고, 그래서 사람 꼬이고, 또 오일 달러 꼬이고, 그 결과 바깥은 아무리 40도의 덥고 건조한 날씨라도 건물 안에서는 냉방 짱짱하게 틀어놓을 수 있고, 사막이라 물이 귀하다지만 바닷물 퍼다가 (돈 많으니까) 담수화시켜서 사용하고, 뭐 이런 돈지랄이 가능해지다보니 태어난 것이 바로 버즈 알 아랍 같은 돈쳐바른 호텔이란 말씀이다. (돈이 얼마나 꼬였는지 두바이에는 실내스키장-_-도 있다.)
1999년 7월 완공된 이 호텔은 호텔이 위치할 인공섬을 만드는데에만 2년이 걸렸을 정도로 대단한 결심이 필요한 공사였는데, 두바이를 세계지도에 넣고 싶다는 꿈에 불탔던 아랍에미리트의 국왕 셰이크 라시드가 7성급 호텔이 있는 도시, 두바이를 세계인들에게 인식시키고 싶다는 마음에 공사를 강행했다고 한다. 석유자원의 고갈을 염려했던 라시드 국왕은 자유무역항인 두바이를 무역의 중심지이며 세계인이 찾고싶은 도시로 탈바꿈시키는 것을 장기적인 지상과제로 삼고 추진해왔는데, 버즈 알 아랍 호텔 말고도 버즈 두바이 빌딩이라거나 세계지도를 닮은 인공섬이라거나 하는 프로젝트가 지금도 세계인들에게 얘깃거리가 되고 있으니 결과적으로 의도는 100% 성공한 셈이다. 실제로 버즈 알 아랍 호텔이 흑자로 운영되는 호텔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두바이를 대표하는 호텔로서, 랜드마크 역할만으로도 버즈 알 아랍 호텔의 가치는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시대의 한마디
가서 하룻밤 묵어보는 것도 대단하지만, 솔직히 저기까지 비행기 타고 날아가는 돈도 장난 아니다.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놈들이 잠깐 미쳐서 저런 호텔 하나 더 안지으려나.
후후.. 저도 항상 “했단다”식으로 글을 써야해서 가슴 아프지요 ㅠㅠ 이 호텔에 입장료도 있다지만 패키지여행 코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얼마인지는 모르고.. 가서 스카이 라운지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한바퀴 휘 둘러보는 거라나 ㅡㅡ; 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