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5월15일이 스승의 날인 이유는
5월5일 어린이날
5월8일 어버이날
뭐 이런 식으로 무슨무슨날,이 이어지는 분위기에 편승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하고 있는 중.
원래는 아니었지만 5월1일까지 근로자의 날이 되면서
5월 언젠가는 반드시 누군가의 날이어야만 한다는 기분까지 들 정도니.
그렇다치고,
스승의 날이 선생님의 날도 아니고 교사의 날도 아니고 스승의 날인 이유는
꼭 학교에서 뺑뺑이로 만나서 1년 또는 그 이상 의무적으로 나와 사제관계를 맺었던 사람을 위한 날이 아니라
국어사전에 나오는 그대로, “자신을 가르쳐서 인도해준 사람”을 위한 날이라는 거 아닌가.
선생님이나 교사는 직업이지만, “제 직업은 스승입니다”라고 하는 사람은 없지 않나 말이다.
스승이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 자체가 무척 주관적이면서 또한 상대적이기 때문에
“스승”이라고 지칭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제자”가 있어야 하는 거다.
다시 말하면 “스승의 날”이란 말 자체가 성립이 되려면
“제자”들이 주체가 되어서 “스승”을 받들고 모시는 날이라는
강한 전제가 있어야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요즘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학교 다닐 적에는 해마다 스승의 날이면
무슨 기념식(?) 같은 것도 하고 수업도 안하고
학부모모임 같은데서 나와서 선생님 식사대접하고
뭐 그런 게 있었던 걸로 아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선생님의 날도 아니고 스승의 날인데
왜 학교에서는 그렇게 “자축”하는 분위기였을까.
제자들이 알아서 스승을 찾아뵙고 선물드리고 그러기도 전에
자기네들이 “아 우리가 스승이니까 오늘은 우리의 날~”이런 분위기를 만드는게
지금 생각해보니 뭔가 이상하지 않냐 이거지.
스승의 날을 학기말로 옮기네 마네 뭐 그런 말이 나온지 오래됐는데
명칭부터 정확히 하면 어떨까.
교사의 날 내지는 선생님의 날.
제자들이 알아서 챙겨줘야할 것 같은 부담감 팍팍 주는 뉘앙스의 스승의 날 이런 거 하지 말고
그냥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알아서 쉬는 (근로자의 날이나 국군의 날처럼) 교사의 날, 선생님의 날로 하면 깔끔하잖아.
괜히 애매하게 스승의 날, 그래놓으니
우리 어머니는 해마다 스승의 날에
스포츠센터 수영강사한테 얼마씩 걷어주고 있잖냐.
학교 졸업하고는 스승의 날에 학교 얼씬도 안해본
시대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