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영화를 가장 많이 만드는 나라는 당연히 “미국”이다. 그럼 두번째는…? 영국, 프랑스, 독일 뭐 이런 나라 떠올리고 계신 분이 있으시다면 조용히 생각 접어주시라. 두번째는 바로 “인도”니까.
최근 인도영화 <춤추는 무뚜>가 일본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에서 개봉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인도영화에 대한 정보가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위 사실을 아는 사람들도 많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Bollywood라 불리는 인도영화들은 국내에도 어느 정도 팬이 형성되어있을 정도인데 (홈페이지도 있더만…) 다른 어떤 나라에서 만드는 영화보다도 독특한 형식의 영화이기 때문에 상당히 눈길을 끄는 모양이었다.
<춤추는 무뚜>를 (극장에선 보지 못하고) TV에서 할 때 봤는데, 한마디로 참 뭐랄까… 60년대 한국영화만큼의 유치함과 (그런데, 볼 때는 참 재밌더라) 뜬금없는 상황설정이 너무나 태연자약하게 이뤄지고 있는, 그런 영화였다. 그것에 비하면 어렸을때 TV로 봤던 (아마도 국내에 수입된 첫 인도영화로 알고 있는) <신상>은, 나름대로 감동도 눈물도 있는 (가만, 이건 신파극인가) 영화였다고 생각된다. 적어도, 주인공이 웃기려고 들지는 않았으니까… (아니군. <무뚜>의 주인공도 웃길려고 웃긴 적은 별루 없었다)
인도사람들과 뗄레야 뗄 수 없는(…떼도 되나?) 코끼리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인도영화답게 (물론 이 영화를 볼 당시에는 그런 걸 몰랐다) 주인공들이 뜬금없이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이 부지기수다. 그 노래들이야 이제 다 기억에 없어졌는데,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같이 해먹 같은 것에 누워서 부르던 요 “Sunjaa Aa Thandi Hawa”는 왠지 잊혀지질 않았다. 다른 노래들에 비해서, 좀 도롯또스러운 멜로디를 갖고 있어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아뭏든 당시 “아! 시원한 바람” 어쩌구 하던 노래가사 자막까지 기억나는 걸루 봐선 대단히 인상적이었던 모양이다.
영화음악실을 열어놓은 후, 가끔 ‘맞다, 그 영화도 있었지’라고 무릎을 치게만드는 신청곡이 종종 들어오는데, 이 <신상>도 그런 영화 중의 하나였다. 신청이 들어온 뒤 옛날 기억을 되살려, 특히 이 노래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온세계 웹사이트를 이잡듯 뒤졌는데 (과장이다. 이잡듯 뒤지진 않았다) 생각보다 이 영화, 이 노래에 대한 자료가 많았다는 사실에 조금 얼떨떨할 정도였다. “음… 나만 좋아하는 건 아니었군?” 이런 느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