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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문고에 갔다가

2010년 5월 22일

연휴를 맞아 처가에 들렀다가
아기를 맡겨놓고 오랜만에 부부가 동네 데이트.
처갓집에서 가까운 센트럴시티로 간 김에
영풍문고 강남점을 들렀음.

내가 만든 책이 서점 서가에 꽂혀있는 거 처음 봤음.

작년에 형님이 책(강의교재)을 내겠다고 하면서 의기투합해서
출판이라곤 쌩 아무것도 모르면서 카페 가입하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하면서
내가 직접 출판사 등록(정확히는 신고)하고 인쇄소 섭외하고
DTP용 프로그램 구해서 공부하고
형님한테 원고 받아서 내가 편집하고
표지 디자인한다고 아버지한테 글씨랑 그림 부탁드려서 스캔뜨고 손보고 난리친 끝에
무려 책을 4권이나 만들어낸 것이 지난 2월.

막상 책이 나오고나니 인쇄소 실수로 잉크번짐(지네들 전문용어-은어로 빠대났다고 하던가)이 심해서 몽창 다 빠꾸시키고
인쇄소는 한 8백 손해봅니다 아이고저이고 하는데 강하게 밀어붙여서 전부 다시 찍게 하고
그 바람에 학기초에 대학가에 풀려던 것이 핀트가 어긋나서
일단 형님 학교 앞에만 빠대난 책들 풀어놓고
새로 책이 나온 3월초에야 겨우 다른 서점들에 풀어놓기 시작했음.

난생 처음 영업-_-이란 걸 하느라고 교보문고니 영풍문고니 서울문고니 신규계약자랑 미팅 약속하고 계약맺고 다니면서
야 이 책이 과연 팔리긴 팔릴까 그랬었는데
슬금슬금 한 권 두 권 팔리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출고기준 권당 300부 정도 나가있는 상태.
(그러나 출판업계의 문제는 항상 수금임. 수금은 100부도 채 안된 상태)
대충 현재 출고된 것만 다 수금돼도 손익분기점은 맞출 수 있는 정도.
광고 한 줄 한 적 없는데 팔리는 것도 신기하고
대학교재라곤 하지만 대학교에서 어떻게들 알고 도서관 납품주문이 들어오고 그러는지도 신기하고
뭐 출판업이랍시고 어영부영 뛰어들어서 이래저래 신기해하고나 있음.

처음 교보에 입고시키고 나서 신기한 마음에 광화문점 가봤는데
책이 입고는 됐는데 아직 진열은 하지 않고 서가 옆에 쌓아만 놨길래
다음에 제대로 서가에 꽂히면 와서 사진이라도 찍어두자 그러고 그냥 왔다가
나중에 지나가던 길에 교보 강남점 들러보니 서가던 어디던 책을 찾을 길이 없고
일부러 책 보러 서점 가기도 귀찮아 그냥 시간만 보내다가
마침내 어제 영풍문고 강남점에서 사진 촬영 성공.

위에 찍어놓은 사진은 이번에 나온 책 4종 중 2종인 “채권총론요의”와 “채권각론요의”.
다른 법서들은 두툼두툼한데 우리 책은 쉽고 얇고 싸게 내놓는게 목적이라 저 모양임.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96385608&orderClick=LAH (민법총칙요의)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96385615&orderClick=LAH (물권법요의)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96385622&orderClick=LAH (채권총론요의)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96385646&orderClick=LAH (채권각론요의)

뭐 일반대중을 상대로 한 책이 아니니까 여기 홈페이지에 올려서 사달라고 광고하는 것 아님.
혹시 자비출판 해보고 싶은데 방법을 잘 모르시겠다는 분은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음. (이건 광고 맞음)

ISBN 표기 실수로 국립중앙도서관에서 경고 먹은 출판인 시대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