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레인맨 Rain Man (1988)
자폐증으로 시작을 하죠. 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자폐증>이라는 병이 있는 줄도 몰랐었드랬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나서는, 좀 늦된 아이만 보면 전부 자폐증으로 보이기 시작했죠. -_-; 이 영화 속에서 더스틴 호프만은 자폐증이긴 하지만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사람으로 등장하는데, 실제 자폐증 환자의 극소수가 이런 (천재적인) 증상을 보인다고 합니다. 뒤집어서 말하면, 대다수는 그냥 자폐환자일 뿐이라는 거죠.
이 영화에 힘입었는지 <큐브>라는 영화에서도 수학에 천재인 자폐환자가 등장하는데… 이러다가 자폐아=천재라는 말도 안되는 공식이 생기는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2. 오아시스 (2002)
솔직히 감명깊게 본 영화는 아닙니다만… 문소리의 열연에는 참 할말이 없더이다. 여배우가 그렇게 자기를 망가뜨리기 쉽지 않은데… 하긴, ‘여배우가…’ 라는 생각부터가 잘못된 것일지도 모릅니다만.
이 영화에 등장하는 ‘공주’는 뇌성마비죠. 뇌성마비환자를 다룬 숱한 TV프로그램들에서 수차례 강조하지만, 그들은 행동이 불편할 뿐 바보는 아니거든요… 그런데 단지 그들의 행동이 불편하고 표현이 부족하다고 해서 알게 모르게 바보 취급을 받는 것이 현실인 듯 합니다… 영화 속의 ‘공주’에게도 그런 모습이 많이 보이죠. 장애인을 다룬 영화에서 대개 그들에게 전해지는 ‘작지만 따뜻한 시선’을 많이 강조하려드는 것에 반해 <오아시스>는 그냥 그대로 갈겨버렸던게 좋았다면 좋았달까…
3. 제8요일 Le Huitime Jour (1996)
이번엔 다운증후군 환자로군요. 중학교땐가 고등학교땐가, 유전에 대한 부분을 배우면서 돌연변이에 대한 예시로 반드시 등장하는 게 다운증후군이죠… 이 경우는 앞서 뇌성마비와는 달리 지능도 좀 떨이지는 게 사실입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는 앞서도 말했지만 장애인을 다룬 일반적인 영화처럼, 다운증후군 환자에게도 따뜻한 시선을 흠뻑 날려주고 있지요… 많이 상투적이긴 하지만, 오히려 그들의 때묻지 않은 모습에서 비장애인들이 배운다…라는 교훈적인 것도 좀 있고. 뭐 전반적으로 따뜻하고 교훈적인 내용이라 제 취향은 아닙니다만… 장애인이 직접 출연했다는 점이 참 인상적이라서 뽑아봤습니다.
4. 우리 생애 최고의 해 The Best Years of Our Lives (1946)
2차대전 직후, 전쟁터에서 돌아온 3명의 군인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전쟁터에 나간 사이 바람난 아내, 가족들은 물론이고 자신도 뭔가 변해버린듯 어색한 분위기, 그리고 양팔을 잃은 상이용사… 전쟁이라는 큰 비극의 역사가 마무리되고난 후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하는 소시민들의 모습이라지요. 특히 이 영화에서 상이용사로 등장한 배우는 (극 중 비중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지만) 실제 양팔이 없는 장애인이고, 상이용사들에게 많은 희망을 주었다는 측면에서 아카데미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죠… 어쨌거나 아주 어렸을 때 본 흑백영화인데도 (양팔대신 붙인) 갈고리 손으로 신부의 손에 반지를 끼워주던 그 상이용사의 모습이 기억에 남아서.
5. 이창 (1995)
이거는 뭐 좀, 장애인이라기 뭐 할 수도 있지만… 사고로 다리가 부러진 남자가 집 안에만 쳐박혀있기 심심해서 망원경으로 주변 건물들을 엿보다가 살인을 목격한다는 유명한 영화죠. 주인공이 살인을 목격하고 또 그 증거를 찾아내고… 등등 영화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주인공이 다리를 다쳐서 움직이지 못한다”가 상당히 강한 임팩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장애인을 다룬 영화,에서 빼놓기가 쉽지 않네요. 비슷한 종류의 영화로 오드리 헵번이 주연했던, 맹인여성이 살인범에게 쫓기는 스릴러 <어두워질 때까지>가 있군요…
그 밖에도 <엘리펀트맨>, 이거 꼭 꼽아보고 싶었는데 아직 보질 못했습니다. <아이 엠 샘>은 유명세에 비해 별로였기 때문에 제외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