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비정전
춤추는 장면이 멋있다… 그러면 아비정전은 뭐 당연수순으로 나온다고 봐야죠. (혹 영화제목을 모른다면 몰라도) 첨에 로드쇼에서 왕가위라는 감독을 알고, 열혈남아하고 아비정전을 죄다 빌려봤는데… 열혈남아는 괜찮았는데 아비정전은 무슨 말인지 통 모르겠고 딱 이장면 하나 기억에 남습디다. 장국영이 Maria Elena에 맞춰서 엉덩이를 흔드는 맘보춤을 추죠… 음악 좋고… 개봉당시 욕 뒤지게 먹은 영화인데 중경삼림과 타락천사의 흥행에 힘입어 재발굴, 이 장면까지 함께 떠버렸죠. 특히 무크 광고에서 모델이 역시 Maria Elena에 맞춰서 조금 변형된 맘보를 추면서 맘보 바람까지… 하여튼 유행이란… 개봉했을 때부터 일찌감치 알아줬음 좋지않나 말야…
2. 더티댄싱
워낙이 춤영화니까 춤추는 장면이야 무수히 많지만, 역시 마지막 장면 – 춤영화가 원래 마지막 장면에서 드라마틱하게 안무를 꾸미게 마련이지만요 – 에서 Time of My Life에 맞춰서 남녀 주인공이 춤추는 장면이 기억에 남네요. 패트릭 스웨이지가 뒤에 남자들 한다발 거느리고 스텝 밟으며 전진하는 장면 특히… 패트릭 스웨이지가 원래 댄서 출신이라죠 아마? TV 시리즈 남과북, 더티댄싱으로 한때 잘나갔었는데 요즘은 늙은티를 내더군요… 아쉽다…
3. 여인의 향기
여기까지는 교과서적으로 뽑았습니다… 장님퇴역장교로 나오는 알파치노와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가브리엘 던(딱 요장면 하나 나오는데 주연이라고 소개되더군)이 Por Una Cabeza에 맞춰서 탱고를 추는 장면…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다 손으로 꼽아주는 명장면이죠. 트루 라이즈에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와 제이미 리 커티스가 패러디했고… 박봉곤 가출사건에서 안성기와 심혜진이 서울야곡인가? 그 노래에 맞춰서 탱고를 춘 장면도 사실 이 장면의 패러디로 보는게 옳죠. 탱고라면 라쿰 파르시타 같은 비트에 맞춰서 허리꺾기나 하는 걸루 생각했던 저에게 탱고도 부드럽다는 사실을 알려준 장면이라고 덧붙입니다요.
4. 풀몬티
요쯤에서 좀 틀어줘야지 삐딱하게 본다는 취지에 부응하겠죠… 스트립댄스도 댄스는 댄스 아니겠습니까? 마지막 쇼 장면에서 You Can Leave Your Hat on 이라는 음악에 맞춰서 주인공들이 옷을 하나씩 벗는데 극장안의 여성관객들이 열광적인 환호성을 질러대더군요… 귀에 쟁쟁하네 아직도… 그렇게 좋은가?
(참고로 이 배경음악은 나인 하프 위크에서 킴 배신저가 미키 루크 앞에서 스트립하는 장면에서도 나옵니다… 스트립용 음악인감?) 어쨌든 스트립댄스도 생각보다 보기 괜찮더군요.
5. 개그맨
뭐 대충 플래시댄스나 펄프픽션 정도가 더 나오지 않겠는가 생각했을 여러분의 예상을 무참히 깨고… 제가 사랑하는 영화, 개그맨을 집어넣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무슨 춤 장면이 나오냐? 고 묻는다면 이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이나 마찬가지로군요. 황신혜가 수지 큐를 부르고 뒤에서 안성기와 배창호가 이주일의 엉덩이춤을 추는 장면을 정녕 모르시나이까? (개인적으로 한국영화에 길이남을 명장면으로 생각하는 중) 이명세의 다른 영화 “남자는 괴로워”에서도 김혜수가 빈대떡 신사를 부르고 뒤에 남자직원들 (안성기, 최종원, 박상민… 나머지는 모르겠다)이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오죠. 분위기가 비슷해요. 같은 감독이니까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