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인의 향기 Scent of A Woman (1992)
영화 내용은 기억 못해도, 이 영화에 나오는 탱고 장면은 기억할 정도로 유명한 장면이 나옵니다. 장님인 알 파치노가 Por Una Cabeza에 맞춰서 처음 만난 여성을 리드하면서 탱고를 추는 장면이죠. “춤이 나오는 영화 베스트 5″에서도 이 장면 때문에 이 영화를 꼽았는데… 결국 다시 언급하게 되는군요. 그때 했던 이야기 다시 하지요. 짠!짠!짠!짠! 하는 강한 느낌의 라 쿰파르시타만 탱고라고 생각했던 제가 이 영화/이 장면을 보고 나서 탱고의 부드러움을 비로소 알았다고 말입니다.
2. 트루 라이즈 True Lies (1994)
“영화를 본 사람이 더 많다 보니” Por Una Cabeza가 흐르면서 탱고를 추는 장면…이라고 하면 <트루 라이즈>의 엔딩을 떠올리는 분이 의외로 훨씬 많습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아니 뭐 그정도는 아니고, 패러디가 원판을 밀어낸 경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래서 영화는 흥행이 되고 봐야!) 분명히 <여인의 향기>가 먼저고 <트루 라이즈>는 약간의 패러디 혐의까지 있는데… 아무튼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장면이라 꼽아봅니다.
3. 박봉곤 가출사건 (1996)
이건 뭐 명백하게 <여인의 향기>에서 본따온 장면인데… 한국 코미디영화사에 길이 남을만한 걸작(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인 <박봉곤 가출사건>에서도 다분히 의도적인 탱고 장면이 나옵니다. 주인공 박봉곤(심혜진)과 탐정 X(안성기)가 “서울 야곡”이라는 가요(탱고리듬입니다. “봄비를~ 맞으면서~ 충무로 걸어갈 때~ 이렇게 시작하는)에 맞춰서 탱고를 추죠. 배우들이 이 장면 하나를 위해서 연습 많이 했다는데 솔직히 잘 춘다는 느낌 못받았습니다. 그래도 탱고는 영 기억에 남는군요. (이 영화가 최지우의 데뷔작이죠. 정육점 벙어리 아가씨로 나오는데)
4. 탱고 레슨 The Tango Lesson (1997)
뭐 순전히 “탱고”라는 이미지로만 따지면 이 영화를 첫손에 꼽을 수 있겠죠. 상당히 많은/좋은/멋진 탱고 음악들이 영화 내내 귀를 즐겁게 해줍니다. 앞서 제가 언급했던 – 제가 생각하는 탱고음악의 바이블 – 라 쿰파르시타 La cumparsita도 나오구요. 하이라이트격인 세 남자와 여주인공의 탱고 장면에서 흐르는 음악이 Libertango 입니다. (요요마의 연주라고 하네요) 그 밖에도 좋은 탱고 음악이 많이 나오는 영화입니다. (생각해보니 제 영화음악실에는 그 음악들이 많이 없네요! 이제라도 찾아서 넣어야겠습니다)
5. 해피 투게더 Happy Together (1997)
역시 상당히 많은 분들께서 기억하시는 장면입니다. 장국영과 양조위가 함께 탱고를 추는 장면(일명 부엌탱고)이 예고편에도 삽입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그때 흐르는 음악은 ‘3인을 위한 밀롱가’입니다. 그 외에도 이 영화 사운드트랙에 좋은 탱고 음악들이 많은데, 제 영화음악실에는 주제곡만 있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