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 27일

내가 가입되어있는 이동통신사는
LG텔레콤이다.
사실은 내 이름으로 가입된 핸드폰이 하나 더 있는데(KTF)
어머니가 쓰고 계신 거니까 그건 뭐 대충 제끼고.

이게 가입되서 사용한 지는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중간에 원래 아버지 명의로 되어있던 것을 내 명의로 바꾸는 과정에서
명의변경이 귀찮아서 (사람 여럿 오라가라 하더라) 그냥 탈퇴 후 재가입을 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내 명의로 가입된 지 5년반 정도가 된 거다.

처음에는 굳이 LGT를 고른 무슨 이유 같은 건 없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LGT를 써야만 하는 이유가 확실해졌으니
바로 요금이 싸다는 거였다.

원래 LGT가 SKT나 KTF보다 요금이 싼 편이기도 했는데
몇년 전, 배용준이 한창 LGT 광고할 때
이넘들이 잠시 미쳐갖고 기본요금이 고작 6,000원인 미니요금제를 신설했던 적이 있었다.
달랑 옮겼지.
워낙 핸드폰으로는 한 달에 두세 통화 할까말까하는 사람이라
통화료보다 부가세가 더 많이 나오는게 짜증나던 참이었는데
기본요금이 6,000원으로 뚝 떨어지니까 통화를 제법 했다 싶은 달에도 요금이 만원을 크게 넘지 않더라.
(예전엔 기본요금만 만원이 훌쩍 넘었었다)
미니요금이 지금은 없어졌지만, 기존 가입자에겐 계속 적용되고 있으니
요즘도 (예전보다 통화량이 좀 많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한달 요금이 만오천원을 넘지 않는다) 미니요금제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문제는,
요즘 들어 새 핸드폰을 줄테니 이통사를 옮겨라 식의 마케팅이 워낙 극성이어서,
(덕분에 어머니도 SKT에서 KTF로 옮기고 새 핸드폰 받으셨다)
주위에서도 (특별한 악의는 없이) 핸드폰 바꿔라(즉 이통사 옮겨라)는 제의를 계속 받고 있다는 점.

뭐 워낙 극악의 통화품질을 자랑하는(솔직히 나는 잘 못느낀다) LG텔레콤이라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당장 이통사 옮기라는 반협박성 권유를 숱하게 받아온 바이지만 꿋꿋하게 버텨온 이유가
요금이 싸다는 것이 물론 가장 크겠지만
다른 이유 중 하나가 포인트할인이라는 게 있었다.

요금 천원당 10포인트를 적립해주는데 그게 5000포인트 추가로 쌓일 동안 기본요금 5% 할인해주는 할인요금제도인데
중요한 건 목표한 포인트를 채우지 못하고 해지할 경우 그동안 할인받은 돈을 토해내야한다는 것. -_-
솔직히 큰 생각없이 신청한 할인제도긴 했지만
굳이 그동안 할인받은 금액 다 물어주면서 해지할 이유도 없지 않나.

그런데 얼마전 이메일로 날아온 요금청구서를 받아보니
포인트할인금액이 빠져있는게 아닌가.
놀라서 지난 달 청구서부터 싹 뒤져보니
이미 지난 달에 포인트 할인이 만료되었다는 안내문이 있었다.
만료라. 벌써 5000포인트를 채웠다는 얘긴가.
(벌써…라곤 하지만 신청한 게 거의 6년전이다. 채울 때도 됐다)

하여튼 약정(?)대로 5000포인트를 채워줬으니 이제 와서 해지한다고 돈 물어내라고 할 리는 없을 거 같고.
아직 이통사를 옮길 생각이 있는 건 아니지만
옮기지 못할 이유는 하나 사라진 셈이다.
SKT나 KTF쪽에서 갑작 기본요금을 뚝 떨어트린다면 혹 옮겨버릴지도.

옛날엔 번호가 아까와서 (밝힐수는 없지만 내 핸드폰 번호가 예사롭지 않다) 옮길 수 없다고 하다가
이통사간 번호이동이 가능해지면서 이미 옮기지 못할 이유 하나를 잃어버렸던
시대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