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대리의 일기]
10/25 (수) 맑음
어젠 비가 제법 오더니 오늘은 또 하늘이 맑다.
감기는 옮기면 낫는다더니 확실히 어제 피부장이 아프다고 결근한
탓인가 감기 기운이 훨 낫다.
코가 좀 맹맹하긴 하지만 어제 머리가죽이 지끈거리던 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 뭐.
오늘 원래 예비군 훈련인데 몸이 영 안좋으면 담에 나갈까 했는데
제법 괜찮은 것 같아서 피부장한테 얘기하고 오늘 나갔따.
저녁 6시까지 모이래서 갔는데… 뭐 늘 그렇지만 7시나 되야 조금씩
모이더만.
재미때가리없이 총나눠주고 옛날에 들은 교육 또 듣고… 아우 지겹다
이젠.
앞으로 2년 더 받아야 되나… 아니다 막판 1년은 훈련이 없으니까
내년만 이렇게 때우면 되는구나.
전에 미지정훈련 들어갔을 땐 이정재도 훈련받으러와서 재밌었는데…
(누가 이정재 신분증을 갖고 도망가서 난리가 났었다)
이젠 예비군 훈련도 재미없고…
민방위는 재밌다는데 빨리 예비군 끝나고 민방위나 받았음 좋겠다.
[피부장의 일기]
10/25 (수) 날씨 관심없음…에취!
망할놈의 봉대리 쉐이…
어제 아침에 일어나다가 덜컥! 하면서 모로 쓰러지고 말았따.
펄펄 끓는 머리에 덜덜 떠는 사지…
이렇게 지독한 감기를 나에게 옮겨버리다니…
병원 응급실로 옮겨달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건만 마누라쟁이는
감기 조금 걸린 것 가지고 엄살이라고 무시해버린다.
저런 년을 믿고 내가 20년을 살았으니~
확 물러버릴 수도 없고~
그래도 하루 몸조리 하고났더니 조금 괜찮아서 오늘은 억지로 출근했다.
(우리 사장왈, 정신상태가 똑바르면 아프지도 않다! 그러므로 아파서
조퇴하거나 결근하는 것은 정신상태가 썩어있는 것이다! 라고 하였으므로
이틀씩이나 빠져먹으면 나는 정신이 썩어있는 놈으로 찍히게 된다)
출근해서도 정신 못차리고 좌우로 비틀거리고 있는데…
봉대리가 또 접근을 한다.
결재판을 세로로 세워들고 반격을 노리고 있는데…
뭐, 예비군 훈련이라 조퇴를 해야겠다나.
단 한두 시간이라도 내 눈앞에서 빨리 사라진다니 그게 얼마나 기쁜
일인가.
당장 꺼져버리라고 대답해주고 다시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씨바… 이렇게 아픈 몸을 이끌고 출근하면서까지 밥줄을 붙잡고
있어야되는 건가?
이정재와 예비군 훈련 함께 받은 이야기는 내가 직접 겪은 실화.
(강남구에 살 때라서 그랬는지, 그런 영광이)
잃어버린 신분증은 그 후 어떻게 됐는지 알 길이 없음.
그나저나 올해 민방위 비상소집훈련이 걸려야되는데 왜 아직도 감감무소식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