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대리의 일기]
5/29 (월) 맑고 더움
오늘, 드디어 새 식구가 왔다.
모주라 씨가 온 후 3개월만에 식구가 다시 늘어나니… 감회가 새롭구만.
모주라 씨가 내 조수 될 줄 알았더니 오과장이 뺏어가구… 씨….
이번 신입사원은 진짜 나한테 주겠지… 라고 기대했는데,
모르지 두고봐야지.
피부장 성격에 엔간한 녀석 아니면 나한테 안넘길라구 그럴껄.
하여튼 지방사업소에서 상경한 이휘재라는 녀석이 나타났다.
어? 개그맨 이름하고 똑같네?
안그래도 벌써 전유성이 한명있는데… 개그콘서트 할 일 있나?
왜 이러십니까… 이휘재는 본명이 아니란 말입니다…
제가 진짜 이휘재입니다…
이 녀석… 초장부터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다…
키도 보통이고 생긴 것도 보통이고 지극히 평범하게 생긴 녀석이…
뭔가 냄새가 흉흉한데…
아무래도 이 인간… 조만간 사고 한번 칠 거 같다…
요주의대상…
[피부장의 일기]
5/29 (월) 맑음
오늘, 드디어 새 식구가 왔다.
이 뭐라는 녀석하고… 유차장이라는 녀석인데…
유차장이라는 녀석… 엘리트 냄새 뺄뺄 풍기면서… 졸라 잘난척하게 생긴
게… 그다지 별루 아주 맘에 안든다…
역시 낙하산 타고 내려온 백그라운드 좋은 녀석인가?
의문스럽다… 이 비리를 끝내 캐내지 못하고 녀석을 맞이하다니…
간단한 업무 설명을 해줬더니 짜식이 자신만만한 미소까지…
부장님께서 그간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라는 예의바른 말투까지 맘에
안든다.
가만… 그간 수고가 많아…?
그럼 뭐 앞으론 내가 수고할 일이 없을 거란 얘긴가?
어… 어째 불안해…
이 녀석 뒤에 뭐가 있는지 내 기어코 캐내고 말리라…
캐내지 못하면… 못하는 거지 뭐.
설마 저 녀석한테 내 자리 빼주고 짤리기야 하겠어?
회사에 새로운 사람이 온다는 건 여러모로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신경쓰이는 일.
쌩판 아무것도 모르는 초짜인 경우는 말할 나위 없고
뭔가 다른 직장에서 경력 꽤 쌓고 나타난 사람인 경우에도 특히나.
내 입장에선 다른 직장동료가 어떻게 되건 말건 나는 내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싶은데
이게 다 사회생활이다 보니 어디 그렇게 되나.
모두 다 잠재적인 경쟁자로서 눈에 보이게든 아니게든 견제하고 눈치보게 되는 입장.
아 막 이렇게까지 살아야되나 싶어서 피곤하다 피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