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대리의 일기]
7/19 (수) 비… 아주쬐끔
이휘재 씨가 머리 염색을 하고 나타난지 어언 일주일…
그 사이 회사는 너무나 많은 변화를 겪어야 했다…
우선… 신세대 직원들로부터 염색 붐이 일기 시작했다…
기획팀의 최연소자 (얼굴은 그다지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지화자씨도
금빛 브리지로 염색 행진에 동참했고…
(피부장으로부터 저 년은 똥싸고 머리에 닦았냐… 라는 핀잔을 듣긴
했지만)
여타 부서에서도 직원들이 가벼운… 진짜 가벼운… 염색에 하나둘
나서기 시작했다.
간부들 속이 뒤집어질라고 그러더군…
왜 그럴까?
아그들이 멋내고 다니는게 싫어서?
하긴 개방적일 거 같은 모 프로야구 선수도 머리에 염색했다고
팀에서 쫓겨나게 생겼다는데…
설마 회사에서 쫓아내지는 않겠지만…
분위기 많이 흉흉하더군…
나이도 서른씩이나 먹은 변대리가 염색을 하는 바람에 분위기 잡치긴
했지만…
(하긴 변태리 그 자식은 그러고도 남지. 여태 왜 안했나 몰라)
아직 대리급은 진중한 분위기로 사태를 살피는 중…
대충 문제 없겠다 싶음 나도 염색을 좀 해볼까?
머리에 ‘봉”이라고 염색을 하는 건 어떨까?
[피부장의 일기]
7/19 (수) 비가 왔단 말야?
사무실에서 따땃한 에어콘바람 (진짜 따땃하다…) 쐬고 있으니 바깥
날씨에 무감각해진다.
아니지 바깥 날씨에 신경쓸 틈이 없다고 보는게 맞겠지…
이휘재 그 놈 때문에 회사 분위기 조지는 중이다.
회사 내규를 아무리 뒤져봐도 머리를 염색하면 안된다는 규정은
없더라 말이지.
염색한 머리는 단정하지 못하다…는 논리를 펼쳐봤지만….
그런 식의 유권해석을 하지 말라는 엄청난 말만 돌아왔다…
선거도 아닌데 무슨 유권자를 해석하자는 건지 원…
어쨌든… 이사랑 부사장은 연일 나를 불러제껴서 자네가 부하직원을
제대로 통솔하지 못하니 회사가 이 모양으로 돌아간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하는데…
회사 다닐 맛 안나는구만…
이렇게 방치해두면 무능력자로 찍힐 소지도 다분한데…
아무래도 더이상 사태가 확산되기 전에… 이휘재랑 쇼당을 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젠장… 비가 온다고 그랬으면 비가 와야 될 거 아냐…
TV 기상캐스터년… 가슴만 크면 다냐…
염색 이야기 오래 했네.
2002년도엔가 옮겨간 회사에서 머리를 염색하고 길러서 뒤로 묶은 “팀장”이 한 명 있었는데
그것도 회사 분위기가 다른 곳에 비해 좋은 편이고 (복장도 자유롭고) 딱히 외부사람 마주칠 일 없는 전산실 사람이라서 그래도 괜찮은 거였지
아마 요새도 영업직이라고 하면 용모/복장 엄청 간섭하는 걸로 안다.
별로 티안나는 염색은 몰라도, 뻘건머리 이런 건 살아남기 힘들걸.
나야 뭐 염색을 하느니 목을 자를 거라는 말을 듣는 사람이니 그럴 일은 없겠지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