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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대리일기 백예순번째

2009년 1월 25일

[봉대리의 일기]

9/14 (목) 졸라 비

태풍이 올라온다더니 비는 오히려 좀 덜 오는 것도 같고…
태풍이 문젠가 오늘 출근이 문제지.
어제 넉넉하게 출발한다고 출발했건만
오늘 서울에 떨어진 시각… 진짜 오늘.
깜깜밤중에 터미널에 떨어져서
택시 타고 (지하철을 2시까지 연장운행했다지만 나하고는 아무 상관
없었다…) 집에 왔다.
상처뿐인 귀향길.
그러구서 잠도 서너시간뿐이 못자고 기적처럼 일어나서 (정말, 오늘
아침 눈이 번쩍 떠지는 순간 기적이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용케도 지각하지 않고 출근했다.
아자아자 파이팅!!!
다른 회사는 오늘까지 논다던데 쒸…
바랄 필요가 없는 일은 이제 그만 포기하고
오늘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해서 (농담이다…)
아니나다를까 쏟아지는 일꺼리들을 노련하게 해치우면서
인터넷으로 축구 예선경기나 생중계로 볼라고 했더니…
올림픽 경기는 IOC가 딴지 걸어서 인터넷생중계를 못한다네?
IOC 폭파시킬까부다.
시드니는 시차가 별루 안나서 명경기는 다 근무시간에 할텐데…
그럼 나보고 올림픽 기간에 무슨 재미로 살라고.

[피부장의 일기]

9/14 (목) 뷔

말이지… 임원급은 목요일날 좀 쉬게 해준다던가…
뭐 이런 정도의 혜택은 있어야 높은 자리 앉아있는 맛이 나지 안카서…
목요일 새벽에 임원회의를 잡아놓다니…
사장은 불참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아니나다를까… 사장은 뭐 중요한 약속 어쩌구 하면서 빠지고…
그다지 심기가 편해보이지 않는 사장의 동생… 부사장이 회의를
주관했는데…
다들 얼굴이 죽을 상이더만…
용감하게 회의에 불참한 고객팀 민부장…
조만간 사장실에 끌려가서 죽탱이 터지고 나올 것이 틀림없으므로…
미리 묵념…
아랫것들한테 물어보니 뭐 사고가 나서 아직 못 올라왔다던데…
왜 하루 전에 올라오질 못하고 연휴 막바지에 오냐고… 그렇게
말해버리면 할 말 없잖아…
고로운 생활이지 뭐…
에이… 추석이니 뭐니 해도 어디 싸돌아댕기지 않고 집에 쳐박혀
있었으니 망정이지…
그래도 연휴 끝에 일찍 출근하는 건 너무 짜증나…

SIDH’s Comment :
어떻게 실제 설연휴기간하고 이야기 속의 추석 연휴기간하고 우연히 맞아버렸네.
올해 설연휴는 추위에 눈보라에… 내려가는 시간이 꽤 널널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 막히는 모양이던데.

그런데 이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귀성객들이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너도 나도 당연히 내려가야된다고 생각하던 시절은 이미 아니고.. 역귀성행렬도 많고, 아예 접고 해외로 째는 인간들도 많고…
사실 명절마다 되풀이되는 이 민족대이동이 어떤 시각으로 보면 대한민국의 근본적인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건데
높은 사람들은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니까 행정수도 위헌판결이나 내리고 자빠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