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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SIDH의 10대 뉴스

2010년 12월 31일

해마다 돌이켜보면 참 다사다난했다…라고 생각되겠지만
2010년은 정말 두번 다시 돌아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다사다난했던 것 같음.
며칠전에 10대뉴스로 들어갈만한 사건들을 꼽아보니 죄다 흉흉한 것들뿐이라
최악의 10대뉴스가 나오겠구나 싶을 정도였는데
지금 다시 정리해보니 그래도 뭐 좋은 소식도 있긴 있었던 듯.
그것도 어떻게 보니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대충 겹쳐서 온 것도 많고.
하여튼 갑시다.
올해는 1위부터.

1. 할머니 돌아가심

홈페이지 자주 들르시는 분들은 소윤이 태어난 뉴스가 1위일 거라 짐작하셨을테지만…
나를 가장 뒤에서 응원해주시던, 가장 든든한 ‘빽’이셨던 할머니가 떠나신 것이
올한해 내 인생에서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다고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이므로
가장 먼저 꼽아봤음.

2. 소윤이 태어남

원래 예정일은 3월30일. 그러나 소윤이 생일은 1월13일.
예정보다 11주나 일찍 태어나 온 식구들의 걱정과 염려를 한몸에 받았던 소윤이는
지금 이유식 두 그릇에 분유200cc 해치우고 내 책상 옆을 버티고 서서 놀아달라고 씽긋거리고 있음.
소윤이 태어난 후로도 병원비 나오고, 보험료 타내고, 의료기 빌리고, 미숙아용품 여기저기 알아봐서 구입하고, 미숙아망막증판정받고, 재활치료 받고,
백일사진 찍고 처음 뒤집고 기어다니고 엄마엄마 하고 일어나앉고 벽짚고 일어서고
기타 등등 수많은 사건들이 줄줄이 엮여있지만
그냥 소윤이 태어난 뉴스 하나에 다 묶어놓겠음.

3. 운전 시작

원래 목표는 엄마가 애낳으러갈 때까지는 운전연습 잘해서 산부인과까지 태워다주는 거였는데
갑작스런 진통으로 결국 애는 택시타고가서 낳았고
그후 설연휴부터 병원에 애기 면회가는 길에 운전해서 가기 시작.
(우리집에서 서울대병원까지는 차선 바꿀 일도 거의 없는 최고의 연습코스)
아직 장거리도 못뛰어보고 오며가며 사고나 내고다니는 초보운전자 수준이긴 하지만.
운전 관련 에피소드도 10대뉴스 안에 몇개 집어넣을만큼 굵직한 사건들이 몇 있는데
그냥 여기에 다 묶어놓은 셈 치겠음.

4. 출판일 시작

형님이 책을 내겠다고 해서 시작한, 정말 계획에 없던 일인데
어쨌든 쌩판 알지도 못하는 일에 뛰어들어서 한달만에 후다닥 책 4권 내놓고
생전 해본 적 없는 서점영업까지 다니면서 열심히 한다고 하긴 했는데
결산해보니 이건 이익봤다고 하기 뭣한 수준. (형님 인세도 못 줄…)
그래도 이렇게 시작했으니 계속 우물을 파다보면 뭔가 터지지 않겠어.

5. 신춘문예 응모

신춘문예 마감 일주일 정도를 앞두고 형님이 지나가는 말처럼 신춘문예나 넣어보지 그러냐고 하길래
그럴까? 하다가 에이 시간도 없는데, 했다가 갑자기 마감 이틀 앞두고 훅 삘이 와서(라기보단 상금이 급욕심나서)
이틀만에 후다닥 하나 써서 응모했는데
당연히 떨어졌지.
(이틀만에 쓴 소설이 당선되면 그게 더 문제-_-)
작년에 당선된 소설들을 보니 별로 잘썼다 싶은게 없어서 혹시 모르겠다 생각을 하긴 했는데
올해 당선된 소설을 보니 여전히 별로 잘썼다 싶은게 없긴 한데(원래 1월1일 발표인데 인터넷엔 다들 떴음)
그래도 뭐, 이틀만에 써댄 소설보단 잘 썼겠지요.
또 삘이 훅 오면 계속 소설을 더 써볼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여기까지. 장기계획 없음.

6. 오토캐드, 스케치업, 3D MAX에 손을 댐

원래 오토캐드는 학교 다닐 때 우리과에서 제일 손이 빠르다 소리를 들을 정도였었는데
(빠르다고 잘하는 것이 아니긴 하지만)
졸업 후 완전히 손놓고, 프로그램도 완전히 바뀌어서
이제는 전혀 모르는 프로그램이나 마찬가지인 상태였는데
형님 홈페이지 개편작업 과정에서 필요성이 좀 느껴지길래
아예 팔 걷어부치고 제대로 다시 시작…하는 정도는 아니고
그냥 옛날 감이나 찾는 정도로 만져봤음.
하는 김에 요즘 많이 쓰는 스케치업도 건드려보고, 3D 맥스도 건드려보고,
앞으로 레빗 같은 넘도 좀 섭렵해볼까 고민중.
회사에서는 말은 안해도 반기는 눈치.

7. 트위터, 플리커, 페이스북 시작

별 의미는 없지만 SNS 서비스계에 발을 좀 들여놓았음.
여전히 왜 하는지 잘 모르겠음.
(싸이월드 미니홈피도 별로 안했던… 만들기는 아주 초창기에 만들었더랬지)

8. 농구 접음

안그래도 아기 태어나고 나면 못하겠지…싶긴 했는데
아예 일찍 나와버리는 바람에 농구 접음.
게다가 사정상 일요일에만 나갔는데 농구팀이 일요일 체육관 대여를 없애버려서
나중에라도 다시 참여할 기회마저 없어짐.
하긴 나이 마흔에 농구하면 무릎부터 다 아작난다고 하긴 하더라만.

9. 홈페이지 운영 미흡

이건 뭐 했다는 뉴스가 아니라 안했다는 뉴스라서 그냥 아홉번째 정도에…
애기 태어나서 바빴다는 건 핑계고 올한해 그냥 좀 정신이 빠져있었음.
정신이라기보단 열정이 빠져있었달까.
이게 나이먹고 생긴 증상이라면 해가 바뀐다고 좋아질 가능성도 없고(나빠지면 나빠졌지)
그게 아니라면 내년엔 좀 열심히 운영해보려고 함.
작년에 홈페이지 방문자 500만 넘기면서
해마다 100만명씩 넘겼으니 올해는 600만 못넘기는게 목표라고 했는데
현재 560만 정도니까 목표 달성.
운영 개판으로 한 것이 어느정도 효과를 본 것일지도.

10. 재수없는 한 해

앞에서 이미 얘기한 부분도 있고 하지만
자잘하게 재수없었던 사건들이 하도 많아서 따로 10위로 선정.
쉽게 말해서 뭔가 일을 하나 벌리면 순탄하게 끝난 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건데
애기가 태어나면 일찍 나오고, 차는 끌고 나가면 크던 작던 사고를 내거나 날뻔 하거나,
인쇄소에서 책을 찍어서 보냈는데 빠대(?)가 심하게 나서 전량회수하고 다시 찍어야했다거나
기타 차마 여기 적기도 뭣한 재수없는 사건들이 빵빵 터져주었는데
심지어 제비뽑기에서 줄줄이 걸린다던지 하기 싫은 일들이 연속으로 내 책임으로 돌아온다던지,
쇼핑몰에서 주문한 물건이 두번에 한번꼴로 불량이거나 잘못 오거나 배송사고가 났다던가 하는
자질구레하게 재수없는 일도 풍부했던 올 한해.
이제 한 시간 남짓 남았는데 얼른 가주었으면 좋겠음.

짝수해에는 운빨이 좋았다는 근거없는 믿음으로 올해를 시작했었는데
운빨은 태어난 이래 가장 나빴던 것 같고… 설마 내년이 올해보다 더 최악이겠나 싶은
막연한 기대로 또 새해를 기다리고 있음.

이제 마흔살 되는
시대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