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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엄청나게 많은 영화 워스트 5

1999년 12월 21일

왜 갑자기 워스트냐…라고 물으시면, 제가 공군복무하면서 활주로 눈치우는 일때문에 쌓인 원한이 많아서…
제대한 지 한참 됐는데… 아직도 눈만 보면 이가 갈리는 관계로… 눈이 많으면 무조건 워스트가 되겠심다. 이해해주시길.


1. 가위손 Edward Scissorhands (1990)

눈만 내리면 악몽처럼 떠오르는 영화… 가위손임다. 한밤중에 눈퍼붓는 활주로 소방대 대기실에 쭈그려 앉아 이 영화를 보면서 소름돋던 거를 생각하면… 가위손이 미친듯이 얼음을 조각하며 날리는 눈발을 보며 눈에 핏대를 세우던 전우(?)들을 생각하면… 워스트 중에 워스트로 꼽는데 전혀 주저함이 들지 않습니다.


2. 러브스토리 Love Story (1970)

제가 이런 로맨틱한 영화를 좋아할리도 없고… 아마 두번 다시 제 베스트 5에 오를 일은 없을 겁니다. 이번에는 베스트를 가장한 워스트인 관계로 당당하게 선정되었심다만… 뭐 좋다고 못생긴 여자하고 (앨리 맥그로… 진짜 못생겼는데… 넙때대해갖구는…) 눈밭에서 장난질치고 노는지 원… 하여튼 이 영화 땜시 눈만 내리면 울나라 연인들이 싸이코로 돌변하죠. 괜히 넘어지고… 눈 던지고… 죄다 오라줄로 묶어갖구 남극세종기지나 킬리만자로 만년설 같은 곳에 홀라당 던져버려야 되는데 말이지…

3. 파고 Fargo (1996)

눈을 푸짐하게 볼 수 있는 영화로 손꼽힐 겝니다 아마… 멍청한 남자들이 줄줄이 등장해서 사람 여럿 죽어나가는 엽기적인 연쇄살인사건 이야기인데 카메라는 극히 무덤덤하죠. 특히 클라이막스 장면 전에 스티브 부세미가 돈을 눈밭에 묻어놓고 돌아오는 장면… 철조망 빼고는 화면이 온통 하얗게 보일 정도로 진짜 눈밭이죠. 제목 “파고”는 노스다코타 주의 지명이라는데, 노스다코타는 원래 그렇게 눈이 많이 오나?

4. 닥터 지바고 Doctor Zhivago (1965)

갑자기 이 제목을 쓰고 나니까 속에서 뭔가가 울컥 하고 올라오는데… 참기로 하고… 워낙이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보니 사람들 전부 두꺼운 외투 입고 다니고… 눈 펑펑 내리죠… 근데 이 영화 가끔 테레비에서 재방영할 때마다 예고편으로 보여주는 장면… 지바고(오마 샤리프)와 라라(줄리 크리스티)가 썰매를 타고 눈덮인 별장…인가…? 하여튼 그런 집으로 찾아가는 장면… 온통 눈덮인 벌판을 보여주는 바람에 지금 보면 거의 현기증이 일어날라구 그럽니다요.

5. 러브레터 Love Letter (1995)

아직 극장에서는 못봤는데 작년인가 비됴벙개로 봤었지요. 화질 나아쁜 걸루… 어쨌든 일본도 눈이 많이 오는군… 그런 생각이 아주 많이 듭디다. 이쯔키의 할아버지가 이쯔키를 업고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에~ 가 아니고, (이상해 가끔…) 하여튼 병원으로 눈보라를 헤치고 달려가는 장면, 하얀 눈밭에다 대고 “오겡끼데쓰까?”를 외치는 히로꼬의 모습, 뭐 그런 것들이 생각나는 영화로군요. 아주 나아쁜 기억으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