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3의 사나이 (1949)
장례식으로 시작해서 장례식으로 끝나는 영화죠. 제목부터가 해리 라임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제3의 인물을 말하고 있을 정도니까. 장례식 장면이 그렇게 멋있다거나,
인상적이라거나, 그런 면은 별로 없다고 생각되지만 (별로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니까) 뭔가 음모가 숨겨져있는 거짓 장례식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그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과 주변 인물들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결국 사건이 해결되고 장례식을 다시 거행하면서 이야기를 마무리짓는 구도로 진행되다보니
“장례식이 나오는 영화”라는 타이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화라고 생각이 되네요.
2. 아마데우스 (1984)
영화 속에서 모짜르트의 장례식은 꽤 충격적이죠. 지금은 천재음악가로 추앙받는 모짜르트지만 죽을 때는 제대로 된 관도 없이 보자기에 싸서 버려지듯
묻힙니다. 실제로 모짜르트의 무덤은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해 추정되는 위치에 표식이 세워져있을 뿐이라고 하네요. 화려한 장례식은 아니지만 모짜르트가 작곡한
레퀴엠이 배경음악으로 쓰이면서 장엄하면서 비극적인 느낌이 잘 살아났다고 봅니다.
3. 간디 (1982)
이 영화에서 간디의 장례식 장면은 2분 남짓에 불과합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좀 짧죠. 그러나 이 장면의 촬영을 위해 동원된 엑스트라가 무려 30만명이고,
현재까지 최다 엑스트라 동원 장면으로 기네스북에 올라있다고 하니 그냥 넘어가기 그렇더군요. 최근에는 CG가 발달해서 대규모 엑스트라를 동원할 일이 별로
없으므로, 아마 계속 기네스 기록으로 남아있을듯 합니다. 마침 이 장면을 촬영한 날이 간디의 실제 서거 33주기였다고 하네요. 엑스트라 태반이 자발적으로 모인 사람들이라고 하니
전후사정을 알만하지요.
4. 그때 그 사람들 (2004)
이 영화에는 장례식 장면, 안나옵니다. 원래 박정희 대통령 장례식 장면(실제)을 넣었는데, 이런저런 소송이 걸려서 결국 그 부분을 포함한 세 장면인가? 삭제하고
시커멓게 처리돼서 개봉했죠. 장례식도 안나오는데 왜 장례식이 나오는 영화 속에 넣어서 소개하느냐? 글쎄, 그냥 소개하고 싶더라고요.
5. 축제 (1996)
사실 별로 재미있게 본 영화는 아닙니다. (차라리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던 <학생부군신위>가 더 재밌었음) 그러나 국민장이라는 큰 행사를 앞둔 시기가 시기니만큼,
영화 원래 내용과는 별 상관없이, 뭔가 “장례”는 “축제”라는 의미를 담은 영화를 마지막에 소개하고 싶었네요. 기뻐서 축제라고 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한 축제,
라고 하면 어떨까요.
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베스트…잘 보고갑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다시한번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