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뮤지컬 맘마미아를 봤음.
원래는 겁나 비싼-_- 작품인데
마누라가 SK텔레콤에서 1+1 이벤트하는 걸 찾아내서
(한명은 공짜 한명은 할인)
거의 70% 할인가격으로 본 것임.
대신에 자리는 겁나 구석-_-;;
(3층에서 보는 것보다는 나을지도…)
토요일, 비가 계속 오다가 모처럼 그친 날이라 그런지
후덥지근~한 것이 꼼짝도 하기 싫을 정도의 날씨.
그래도 가야지.
마을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다시 버스 타고 갔는데
오래 공연한 작품인데도 사람들 꾸역꾸역 많더라.
방학이 시작할 무렵이라 그런지 애들 데리고 온 사람들도 많고
나이 지긋한 부부(커플?)도 많이 보이고.
그러나 극장 안에 들어가니 생각보단 빈 자리가 많았음.
역시 오래 한 공연이라 사람이 좀 비는구나…라고 생각했더니
공연 시작하고나서도 꾸역꾸역 들어오더만-_-;;
아 좀 일찍들 들어오지 매너없게 뭔 짓들이야-_-;;
맘마미아는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유명하지만 아직 영화도 보지 못했는데
(마누라는 영화를 봤다고 함)
잘 알려져있다시피 스웨덴의 전설적(!) 그룹 ABBA의 히트곡을 그대로 써서 (가사도 안고치고) 한 편의 뮤지컬로 만들어낸 작품임.
과연 오프닝부터 아바의 히트곡들을 메들리(?)로 연주하는데
귀에 익은 음악들이라 일단 듣기 좋음.
오프닝에 이어서 여주인공이라면 여주인공인 소피 역을 맡은 배우가
(아… 멀어서 얼굴이 잘 안보인다)
“I Have A Dream”을 부르면서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됐는데
어째 소피 역을 맡은 배우가… 어린이 뮤지컬 전문으로 뛰던 배우인지
목소리도 좀 어리고 높게 들리고… 연기나 액션이 (특히 뛰는 동작) 잔뜩 과장되서… 그렇게 맘에 들지 않았음.
(그러나 남자배우와 키스씬은 무진장 많더라는)
진짜 주인공인 도나는 최정원이려니…했는데 다른 배우가 나왔음.
마누라가 이태원인가? 했는데 멀어서 잘 안보임.
나중에 인터미션일 때 나와서 확인해보니 이태원 맞음.
최정원과 이태원이 더블캐스팅인 줄도 모르고 왔구먼.
나머지 아빠 후보로 나오는 남자자배우 세 명은 그냥 이름이나 얼굴이나 좀 익숙한 정도… 자세히는 모르는 배우들.
1막에서 나온 노래는 거의 다 아는 노래였는데 중간에 한 곡, 노래는 아는데 제목이 잘 기억 안나는 노래가 있었음.
원래 뮤지컬은 아바 노래를 그대로 썼지만
한국에서 공연하면서는 어쨌든 한국말로 가사를 바꿔서 부르기 때문에
멜로디만 귀에 익어서는 무슨 노래인지 금방 생각이 안난 것 같음.
그런데 2막에서는 아예 모르는 노래들이 줄줄이 나오더라-_-;;;
마누라는 뮤지컬에서 앙상블 우르르 나와서 군무 추는 거 좋아한다는데
맘마미아에서 군무는 뭐랄까, 뮤지컬이니까 그냥 끼워넣어보자, 이런 식으로 넣은 느낌.
(계속 소피가 눈에 거슬려서 그랬을지도)
아무튼 그러다가 이야기는 대충 정리되고
마지막 결혼식 장면에서 무대 앞에 있는 음악감독이 카메라 촬영도 해주고, 부케도 받아주고 하는 장면이 좀 웃겼음.
그렇게 공연 끝나고, 배우들 나와서 인사하고 들어가고
다시 배우들 우르르 나와서 “Mamma Mia” 다시 부르는데
도중에 도나,타냐,로지가 나와서 “Dancing Queen”으로 이어갔음.
그리고나서는 이태원이 관객들을 억지로-_- 일으켜세워서
앵콜곡 “Waterloo” 부르고 공연 정말 끝.
아바 노래 잔뜩 들은 건 좋은데
뮤지컬로는 글쎄… 제 값 주고 봤으면 욕나오겠다! 싶은 생각이 조금 들었음.
원래 그런 내용+연출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내용과 연출을 조금 손을 보거나 변화를 줄 필요도 있지 않을까 싶었음.
배우들은 뭐, 소피 역 맡은 배우만 빼곤 괜찮은 편.
(스카이도 별로 잘한 것 같지는 않은데 비중이 약하니까 넘어가자)
다른 대작 뮤지컬들은 배역 바뀌고 무대 바뀌고 하면 다시 보고 싶은 생각도 들고 그러는게 정상인데
얘는 뭐… 다시 캐스팅해서 공연한다고 해도 다시 보고 싶지는 않을 것 같음.
뮤지컬은 개뿔도 모르면서 시대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