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대리의 일기]
11/9 (목) 좋다!
오늘은 날씨가 한결 춥다. 영하로 떨어졌다고도 그러는데.
이제 슬슬 월동준비를 본격적으로 할 때가 되었나보다.
월동준비…? 겨울옷 꺼내놓으면 되고. 보일러 점검해보고.
(아니다 보일러 점검은 옛날에 끝냈구나)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최고의 월동준비는 마누라쟁이를 하나 구하는
건데 말야…
30년을 홀로 살아온 세월이 부끄럽지 않도록 진짜 괜찮은 아가쒸를
하나 구해야되는데…
황대리나 전유성씨는 소크라테스의 말을 인용하며 나에게 자중할 것을
요구하기는 하지만…
솔로로 보낸 세월이 억울해서라도 나는 진짜 괜찮은 아가쒸를 사귀고
말 거다~
어쨌든 춥다 추워!! 꼭 이런 날은 버스도 잘 안오더라.
버스정류장에서 덜덜 떨면서 20분 가까이 기다렸더니 세대가 나란히
달려오는 거… 이거 내가 사회적 지위를 잠시 망각했다면 바로 테러
리스트로 돌변하게 만드는 아주 위험한 순간이었다.
버스회사에 전화해서 언제부터 지하철공사랑 통합했는지 물어봐야겠다.
[피부장의 일기]
11/9 (목) 춥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돈있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한가지 감정.
버스정류장에서 주머니에 손찌르고 덜덜 떨며 서있는 사람들… 나는
저런 짓거리 안해도 된다! 이거지 뭐.
눈이라도 내려서 빙판길이 되지 않는 한 자가용이 좋은 점이야 무궁
무진하지 않겄어?
아무리 뉴스에서 유가인상이니 에너지절약이니 공갈협박을 해대도
돈있는 놈은 써야된다 이기야!
…비록 사장한테 목숨을 맡긴 상태라 이게 영구적 부귀영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사무실에 들어왔더니 건물에서 난방을 돌렸는지 후끈하더라구.
이젠 진짜 겨울인가보네. 아~ 이렇게 2000년도 저물어가는 모양이군.
며칠 안있으면 수능이라서 이렇게 추워진다는데…
참 하느님은 귀신같이 수능날짜만 되면 이런다니까…
마누라쟁이를 구했는데도 월동준비는 여전히 해야된다는 슬픈 현실-_-
집에 이상하게 찬 바람이 솔솔 들어오는 것이
어딘가 문풍지를 바르던, 이중창을 달던, 커튼을 더 달던 조치를 취해야될 거 같다.
그래도 처음 이 집에 들어왔을 땐 보일러 떼도 별로 따뜻하지가 않아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는데
요즘은 보일러 떼면 따뜻은 하다 -> 이게 좋은 일인지 당연한 일인지 판단이 잘 안선다.
가스비 걱정 안하고 살아야 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