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대리의 일기]
11/15 (수) 좋음
오늘은 수능시험 덕분에 늦게 출근했다.
가끔 이렇게 늦게 출근해도 된다는게 얼마나 째지는 일이랴.
한시간의 여유에 지나치게 늑장을 부리다가 조땔뻔 하기는 했지만.
퇴근길에 보니 시험끝난 것들인지 고삐리가 분명해 보이는 넘들이
거리를 장악하고 난리부르스를 떨더만.
저런 놈들은 공부 열심히 하지도 않던 놈들일텐데 괜히 시험끝났다고
티낼라구 저러는 거 같다.
티를 내려면 곱게 내지… 꼭 길바닥에 자기가 먹은 걸로 피자 만들어
가며 그렇게 티를 내야쓰나…
나때는… 아이고 학력고사 시절이구먼… 그땐 자기 점수도 모르고
아무 대학이나 찍어서 그 학교 가서 시험 보고 그랬는데…
지금은 시험 점수 다 알려주고… 자기 등수가 전국에서 몇등인지도
다 나오고… 게다가 원서접수도 3군데나 할 수 있고…
떨어지는 놈이 이상한 게지…
그래도 재수하는 넘은 뭐냐…
[피부장의 일기]
11/15 (수) 날씨 괜찮음
오늘은 수능시험일.
내년이면 저 멍청한 딸년이 수험생이랍시고 깝죽거리게 생겼구먼.
다른 집 수험생들 보니까 자기가 무슨 왕이라도 되는 것처럼 행세를
깨나 해대두만.
시끄럽다고 지랄거리고 음식 입에 안맞다고 지랄거리고 공부에 도움이
안된다고 지랄거리고…
그런 놈들이 공부나 잘하면 또 말을 안해…
저 년도 내년에 그 지랄만 떨었다가는 내 손에 반 죽을줄 알라구…
오늘부터 아예 이 점에 대해서는 못을 확실하게 박아둬야겠구먼.
우리집에는 수능을 위한 비상시국은 존재하지 않는다~
같잖은 딸년이 뭐 대학이야 아무데나 가면 어떠랴~
그나마 공부도 뭐 별루별루인데 아빠 돈 풀어서 어디 기부금 입학이나
시켜조 이랬다간 다리몽뎅이를 그냥 확~
마누라쟁이는 예능계열은 뒷거래나 가능하다는 소문을 어디서 듣고
와서 이제부터라도 그쪽으로 매진해보자고 눈치를 주는 입장이지만…
내 분명히 선언하는데…
딸년한테 들이는 교육비는 아무래도 아까워~
그동안 봉대리일기 올리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다.
12월부터 안올린 걸 보니 뱃속에 있던 강이에게 안좋은 소리 듣고나서부터인 것 같다.
열 몇 편 남아있는데 후딱 다 올려버려야지.
오늘 올린 이야기는 수능시험일에 쓴 것 같은데
10년전이나 지금이나, 아니 훨씬 옛날부터
입시문제는 왜이렇게 빡빡한지 모르겠다.
어쩌면 점점 더 심각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이제 19년 뒤에는 나한테 닥칠 문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