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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시절] 2학년-신입생을 맞으며

1997년 12월 20일

대학교 2학년이 되면서 어쩌다가 보니 학술부장이란 직책을 맡으며 학생회 임원이 되었다. 그리하여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요즘은 새터라고 한다)에 인솔자로서 따라가게 되었는데, 가는 버스 속에서 사회를 맡았더니 신입생들한테 얼굴이 알려지고 말아 밤에 술자리에서 신입생들의 술 타겟이 되고 말았다. 뭐 당연히 필름 끊어졌고, 증인들의 말에 따르면 덥다고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려고 했고, 냉장고에 머리를 집어넣고 드러누워있기도 했다고 한다.

오리엔테이션에서의 망신을 만회하고자 입학식 후에 있는 신입생 대면식(환영회)은 철저한 준비를 거쳤다. 기획부장이던 김 모군하고 장소를 물색하고 다녔는데, 1,2학년 합해서 150명 가까이 되기 때문에 넓은 장소를 구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겨우 한 군데하고 계약이 되려는 순간에 식당 아주머니가 물었다.
“그럼 술은 얼마나 준비할까요?”
“어유, 저희들은 많이 먹어요. 얼마나 먹을지 몰라요.”
“그래도 기본적인 준비는 해야죠.”
“그럼, 기본적으로…” (여기서 나하고 김 모군이 서로 얼굴을 쳐다보고 고개를 끄덕인 뒤)
“한 2백병 정도로 시작하죠.”
그 식당은 우리와 계약을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