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파니 핑크 Keiner liebt mich (1994)
한때 모 영화 관련 TV프로그램에서 한참 울궈먹었던, 전신에 해골분장을 한 흑인이 주인공의 서른번째 생일을 축하하면서 노래부르는 장면이 나오는 영화입니다. 립싱크하는 노래는 에디트 피아프가 부른 샹송 “Non Je Ne Regrette Rian (아니, 난 후회하지 않아요)”입니다. 이 장면을 본 기억은 나도 실제 영화를 본 분은 그리 많지 않더라는… 뭐 그런 예가 어디 이 영화 뿐이겠습니까마는… 그런 사례 중 하나죠. 이 장면이 특히 ‘립싱크’라는 측면에서 인상 깊었던 이유 중 하나가, 얼굴에도 해골 분장을 그려넣다보니 입 주위에 이빨 모양이 선명해서… 입의 움직임이 아주 도드라져보였다고 할까… 뭐 그랬던 것 같습니다.
2. 뮤리엘의 웨딩 Muriel’s Wedding (1994)
보기 드물게 혐오스러운-_- 여주인공을 등장시키는 영화입니다만, 영화가 혐오스러운 것은 아니니까… 아바라면 껌뻑 죽는 주인공 뮤리엘이 영화 중간에 상당히 부담스러운 의상을 입고 아바의 “Waterloo”를 친구와 함께 립싱크하는 장면이 나오죠. 역시 이 장면도 위에 언급했던 모 TV 프로그램에서 상당히 자주 울궈먹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아바의 공연모습이나 그런 것들을 아직 기억하고 있는 세대라서 그런지, 요 립싱크 장면을 보면서 화딱지가 났더랬습니다. 일단 무성의하게 보다보니 처음엔 진짜 “아바”가 나온 줄 아는 바람에, 나중에 얼굴 클로즈업 해서 보여주는 순간 울컥해버려서…
3. 블루 벨벳 Blue Velvet (1986)
컬트영화라고 하면 흔히들 꼽히는 영화 중 하나인 <블루벨벳>인데… 하여튼 영화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독특하죠. 어쩌다가 그 장면이 나온 건지 지금은 전후관계가 확실히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중간에 악당 중 한명이 로이 오비슨의 “In Dreams”를 립싱크하죠. 그 노래가 나오는 분위기 자체가 참으로 독특합니다. 어휘가 무진장 딸리다보니 독특하다는 말로밖에 표현을 못하겠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독특한 것을 독특하다고 말하는 것이 뭐 당연한 것도 같고, 그렇다고 해도 독특하다고만 말해버리는 건 너무 무책임한 것 같기도 하고, 횡설수설…
4. 브리짓 존스의 일기 Bridget Jones’s Diary (2001)
이거 영화 시작하자마자 강하게 때리고 들어오죠. 제이미 오닐의(원래는 에릭 칼멘의 곡입니다만) “All By Myself”를 립싱크하는 브리짓 존스(르네 젤위거)의 모습이 향후 영화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달까요. 개인적으로 르네 젤위거를 <제리 맥과이어>에서 처음 봤는데 그때는 그냥 약간 귀여운 인상의 여배우 정도로 넘어갈 줄 알았는데, 차츰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면서 이제는 뭐… 조만간 한국 들어오는데 국빈 수준의 경호가 어쩌구 저쩌구 합디다만? 어쨌거나 자신의 혼을 담아 립싱크하는 장면으로는 손에 꼽힐만한 명장면이죠.
5. 프리실라 The Adventures of Priscilla, Queen of the Desert (1994)
뭐, 주인공들의 직업이 립싱크 가수니까 오죽 하겠습니까. 영화 보는 내내 립싱크 지겹게 들을 수 있습니다. 특히 영화의 피날레에서 나오는 아바의 “Mamma Mia”가 좋죠. 또하나, “I Will Survive”를 부르는 게이 미찌 역을 맡은 배우는 <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 <반지의 제왕>의 엘론드 역을 맡았던 휴고 위빙입니다. 아, 이때는 매트릭스나 반지의 제왕을 하기 전이니까 “맡게될”이라고 해야되나… 또하나의 게이 역을 맡은 배우는 <메멘토>의 가이 피어스니까, 지금은 꽤 유명해진 두 배우의 게이 연기를 보는 재미도 꽤 쏠쏠할 것 같군요.
립씽크 하면… 씨스터엑트도….
1편에서 마리견습 수녀가 립씽크했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