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대리의 일기 백번째 특집]
봉대리와의 20문 20답
1. 이름은?
봉달중. 두번 묻지마라 괴롭다.
2. 이름이 특이한데 별명은 있는가?
나는 기억이 안나는데 예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아씨]에서
달중이란 악역이 나왔다고 한다. 이름 자체가 별명이었다.
간혹 ‘봉다리’라는 진부한 별명을 불러준 친구도 있었다.
3. 나이는 정확하게 어떻게 되나?
만으로는 아직 삼십을 넘지 않았다.
4. 상당히 무능해보이는데 이 회사에는 어떻게 들어왔나?
시험 봐서 들어왔다. 나를 골로 보는가?
5. 골로 보인다. 그때 혹시 입사시험이 정원 미달이었나?
미달이는 박영규 딸이다. 그런 일 없었다.
6. 그렇다면 참으로 신기한 일인데, 당시 시험과목과 합격까지의 과정을
좀 말해줄 수 있는지.
별 걸 다 묻는다. 당시 시험과목은 회사에서 직접 출제한 이상한 아이큐
테스트 같은 거였다. 상식적인 문제와 간단한 영어회화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시험은 서류 전형 통과해서 필기시험 보고 면접 봐서
들어왔다.
7. 그 정신상태로 면접을 봤나? 서류나 필기도 만만치 않았겠지만
면접이 가장 난코스였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잘 보셨다. 주변에서 그런 얘기 많이 들었다. 그런데 면접관으로 들어온
지금 이사님이 술이 많이 취해서 제 정신이 아니었다. 그래서 술얘기로
분위기를 풀어갔더니 상당히 화기애애한 면접이 되었다.
8. 운이 좋았었다고 생각된다. 전공은 뭔가?
대학에서 등록금 내고 배운 과목은 법학인데 법은 하나도 모른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이기 때문에 몰라도 큰 상관은 안한다.
9. 법학이라니 상당히 의외다. 결혼은 언제쯤 할 생각인가?
사람 잡아놓고 결혼 하는 게 아니라서 딱 잘라 말은 못하지만 가급적
올해 안에 가고 싶다.
10. 올해도 벌써 1/3이 지났다. 너무 촉박하게 잡는 거 아닌가?
어차피 계획인데 촉박하게 잡아도 상관없다.
11. 솔직한 답변을 원한다. 숫총각인가?
법률적으로 총각이면 됐지 뭘 더 바라나?
12. 답을 기피하는 것으로 보아 대충 알겠다. 그동안 사귄 여자는
있는가?
질문이 고문이다. 노코멘트하겠다.
13. 내가 남들보다 이거만큼은 뛰어나다라고 말할 수 있는게 무엇이
있는가?
인터넷에서 야한 사진 찾기. CD로 열장 구워놨다. 혹시 필요한가?
14. 나도 그만큼은 있다. 동영상은 없는가?
동영상은 황대리가 전문이다. 마누라가 있기 때문에 시청각교재를 많이
찾는 편이다.
15. 황대리와 또 인터뷰를 해야할 것 같다. 그건 그렇고 언제까지 이
회사에 있을 참인가?
노자지… 아니 안성기가 일을 마무리 지으면… 얼마전에 외국 서버에
음란사이트를 개설한 인간들이 줄줄이 들어가고 난 후 소식이 끊어졌따.
혹시 그 일당에 소속된 건 아닌지 모르겠다.
16. 주량은 얼마나 되는가?
째째하게 술을 세면서 먹나? 자연에 맡길 뿐이다.
17. 담배는 얼마나 피우나?
지금 인터뷰하면서 세개 피웠고 보통 하루에 한갑 반 정도 피운다.
18. 많이 피우는 거 같은데 건강에는 지장 없나?
정신적으로 받는 스트레스에 비하면 적게 피우는 거다. 작년에 회사에서
정기검진 받았는데 이렇게 생활하면 내년 검진결과가 주목된다고 하더라. 올해 검진받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나도 결과가 주목된다.
19. 피부장과 좋게 지낼 생각은 없는가?
앞으로 사람하고만 좋게 지낼 생각이다.
20.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많다. 장가도 가야되고 회사도 옮겨야되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계획은
샐러리맨들이 대접받고 사는 회사를 차리는게 꿈이다. 내가 사장이 되면
밟혀본 놈이라서 그 심정을 잘 알기 때문에 그런 일은 절대 없도록 할
거다. 자신있다.
세상은 자신만으로 되는게 아닌데…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앞으론 소재 떨어졌다고 이런 거로 땜빵하지마라.
100회 특집이랍시고 한번 기획해봤는데 반응 별로 안좋았던 걸로 기억.
본문 내용처럼 소재 빈곤으로 인해 이렇게 떼워보려는 심보 없지 않았음.